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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준 Sep 01. 2018

40일간의 경험

공군교육사령부 기본군사훈련단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고 필자 역시 790기 병으로 7월 23일에 입대하였다. 처음 경험해본 군은 역시 사회와는 크게 달랐다.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다. 40일간 경험한 훈련소는 나의 인생의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군대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흔히 우리를 지켜주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고 실제로 그것이 맞다. 우리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국가를 방위한다. 이 과정 일부 기본권의 제한은 이뤄지지만 전체 목적으로 이루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다. (최대한 보장하려 노력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는 있으니 말이다.)

나를 견디게 해준 종이.

 군에서는 개인의 위치가 사회와는 많이 다르다. 우선 군에서는 나의 몸이 나의 것이 아니다. 물론 맞긴 하다만 국가의 전투력으로 인식된다. 그렇기에 자해나 자살은 군법에 의해 처벌된다. 이것이 곧 국가의 전투력 손실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더불어 군에서는 각자가 개개인으로서 존중받는 것이 다소 줄어든다. 어쩔 수 없긴 하다. 너무도 많은 숫자의 훈련병이 있고 관리하는 사람은 적으니 말이다... (우리를 관리하는 훈육요원 역시 우리와 같은 사병이고 이들을 더욱 빡세게 굴려 우리를 다 조금씩 더 존중하고 챙겨주라면 이 사병들은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군에서 배운 것들이 몇몇 있다. 우선 입대한 첫주 필자는 극심한 외로움에 빠졌다. 정말 자신이 개인주의자라 강력히 믿었었기에 조금 더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집에 있는 부모님이 보고 싶었고, 친구들이 보고 싶었고, 특히 노래가 너무도 듣고 싶었다. 그들과 이별하는 나의 이별의 온도는 이미 한계점을 넘기고 있었다. 이렇게 힘든데도 견딜 수 있게 했던 것은 함께 있었던 동기들 이었다. 동기란 것의 의미를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함께 웃고 울며, 힘든순간과 기쁜순간을 공유했다. 함께해서 이 40일이 가능했고 이들과 함께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이길 수 있었을까 두려울 정도다. 피곤에 찌든 육신을 이끌고 달리는 아침구보는 이들과 함께 하지 않았다면 절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군대에서는 사유란 것을 해본적이 거의 없다. 군대에 가서는 많은 생각을 해보고 싶었다. 평소처럼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에 관한 글을 쓰고 싶었다. 조교들에 대해, 이곳이 처음인 훈련병에 대해 쓰고 싶었다. 이제 좀 되돌이켜 사유를 조금 해보았다. 

 조교들은 표현하진 않았지만 피곤해 보였다. 앞에선 소리치지만 그의 육신은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듯 했다. 그들은 내색하지 않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가했다. 마지막 주에서야 알게된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너무도 장난끼 많은 20대 청년이었으며 생각보단 많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훈련병들은 처음 적응하는 곳에 생각보다 당황하지 않고 잘 생활하는 듯 했다. 구보도 나름 많이 빠지지 않고 했다. 그들의 원동력이 그저 점수가 아니었기를 바랄 뿐이다. 훈련소란 곳은 자대를 잘 가기위해 열심히 훈련하는 곳이 아닌 군인을 양성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서로 전우애를 쌓으며 하나가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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