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호준 May 26. 2021

답 없는20대 졸업을 1년 앞둔 사람의 삶


 삶은 참 기구하다. 힘듬은 언제나 몰려온다. 지금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뭐. 지금껏 우울로 점철되었다고 이야기 하긴 그렇지만, 또 막 행복이라는 가치를 두고 자기 위로하지도 않았다. 


 그저 행복하면 돼 라는 이미 지긋하게 나이 먹은 어른들의 입발림으로 내 삶을 좌지우지하기엔 매 순간이 절박하다. 다시 기회는 찾아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낸다. 근데, 이런 치열함이 반드시 나의 안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미칠 노릇이다. 


 요즘 어느 한 단체에서 속해서 매주 모이는데, 뭐랄까 다들 이유 없이 행복해 보이는 순간들이 많다. 나는 지금 안정을 다른 이유로 찾았다만. 그들처럼 이유 없이 행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흠. 저 청년들을 보고 난 새삼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 정말 그럴까?라는 의문을 동시에 품는다. 


 글세. 이 곳에 들어오는 이들은 모두 2학년을 넘은 이들이다. 지나고 보면 1년이 흘러 있는 요즘. 저들 역시 마찬가지일 텐데. 취업이 겁나고. 미래가 겁나는 것은 매한가지일 텐데. 


 가장 부러운 이들은 취업은 고사하고. 그냥 지금 흘러가는 대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이다. 뭐 저렇게 신날까. 하는 것을 보면서도. 속으로는 재각기 우울함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고. 아 그렇지 누구 하나 쉽지 않구나를 알게 된다. 


 1부 인생은 시덥잖았다. 뭔 대단한 가치를 찾는다고 글을 쓰고 있었나. 지금 보면 한낮 무가지를 발행하는 이들일 뿐이었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얻은 건 몇 명의 친구일 뿐. 지금 돌아보면 남은 것은 하나 없고. 복구해야 할 학점뿐이니. 


 2부 인생은 치열하지만, 나름 괜찮다. 아니 근데 언제 또 우울함으로 점철되어 3부로 넘어갈지 모른다. 솔직히 너무 무섭고 겁이 난다. 아니 난 지금까지 무엇하나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지금껏 스무 해가 넘는 동안 그러했는데. 갑자기 일순간에 달라지길 원한다고? 이건 이기적인 것이다. 물론 쟁취할 일도 없을 것이다. 


 일개 학교에서 하는 활동에 합격하였다고 절대 자부심을 갖지 않는다. 사회는 더 치열하고. 인턴을 다 떨어진 것이 현실 아닌가. 문득, 내 한계는 이 작은 집단 속에서만 무언가를 성취해내는 것 아닌가. 


 관계도 두렵다. 흠. 관계는 뭐랄까.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맺는 것인데. 깊어질수록 나에게 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관계로부터의 실망은 다른 여타 것들과 달리 깊고 날카롭다. 내상도 크다. 어느 순간에는 저 연구실에 처박혀 수식 속에 빠져 사는 저 노교수가 부러울 때가 많았다. 그냥 저렇게 혼자여도 숫자는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니. 


 그래서 지금이 관계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오래 가면 좋겠지만. 서서히 줄어들 때 그 기간이 오래 걸리면 좋겠지만. 또 인생은 모르는 것이니. 삶은 언제나 불확실한 것이었기에. 


 졸업을 1년 앞둔 나는 이렇게 구직으로부터의 불안, 공포 그리고 이뤄낸 게 없다는 것에 대한 후회, 그리고 관계의 아이러니 속 성장 아닌 퇴보를 하고 있다. 이 삶은 비극임을 알고 읽기 시작하는 한 편의 소설처럼. 그 마지막을 상상하며 나아가는 것 같다. 제일 슬픈 건 내가 그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것. 


 열린 결말이라면 차라리 좋을 듯 함을 느낀다.

작가의 이전글 담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