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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장수 Jan 13. 2019

삶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 같을 땐?

책의 소중함에 대하여

어떤 곳을 보아도 같은 모습인 바다 한복판에서 길을 잃었다고 상상해 보자. 태양의 고도와 위치를 보고 방위를 알아맞힐 수도 있다. 하지만 날씨가 만약 흐리다면? 항해를 할 때는 나침반이 필수적인 물건이다. 날씨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나 같은 방향을 보여준다. 가끔씩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불안감이 다가올 때면, 나에게도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우리의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이 심해서, 화가 나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고 금세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일로 슬픔, 절망, 공포, 기쁨, 행복 등 다양한 감정을 겪어 왔다. 마음속에 짙은 어둠이 깔릴 때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주저앉아버리기도 한다. 그럴 때면 누군가 나를 다시 일으켜 힘이 나게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결국 혼자서 대부분 그런 상황을 견뎌왔을 것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이런 상황은 수도 없이 찾아온다.


 이런 감정뿐 아니라, 지금까지 꾸준히 해왔던 일이 나와 맞지 않을 때는 지나온 길 자체를 부정하고 경로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도 온다. 계획했던 목표대로 순항하다가도 다른 목표를 향해 방향을 틀기도 한다. 우린 정말 종잡을 수 없다. 우리의 불안한 삶에서 무엇이 맞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 오랫동안 가지고 왔던 믿음과 지식도 바뀌기도 한다. 나침반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처럼 막연해지고, 영영 길을 잃을 것 같은 불안감이 다가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생각에 깊게 잠겨 방법을 찾아내려고 하지만, 열심히 생각해낸 방법은 결국 내가 경험하거나 알고 있는 것들 중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렇게 선택한 방법도 명확한 해답이 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생각이 복잡해지고 고민이 생기면 책을 집어 든다. 지금까지 눈으로 지나치고 흘려듣던 문구들이 마음에 새롭게 다가온다. 살아가면서 힘이 부치는 일을 경험하거나 의욕이 사라졌을 때 책은 나를 다독이듯 위로한다. 나보다 먼저 경험한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혜를 얻고, 그 지혜가 바로 우리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는 비로소 확신하게 된다.


 사는 게 바빠서 나침반을 보지도 않고 힘겹게 노를 저으며 방황을 해 왔다. 여러 시행착오로 힘겹게 방향을 다시 바로잡기도 하지만,  늦은 깨달음에 대한 후회가 남기도 한다. 머나먼 항해에서 나침반이 필요할 땐 길을 잃고 방향을 다시 잡을 때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을 하면 굳이 나침반은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삶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고 올바른 삶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때 책이 나침반의 역할을 해준다. 어쩌면 책이란 삶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하고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구도자를 위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어느덧 책을 가까이하고 싶는 강한 나의 욕구는 삶에 지치고 방향을 잃어가는 나의 긴 항해에서 올바른 방향을 발견하고자 하는 바람일지도 모른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많은 책들이 나를 반긴다. 좋은 책과 나쁜 책이 있다지만 모든 독서는 이롭다.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배워서 독선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귀 기울여 듣는 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를 삼킬 수 있는 부정적인 생각도 결국 내 작은 생각의 창고에서 가져온 것뿐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독서는 생각을 넓힌다. 생각을 넓히면 한 가지 생각에 갇히지 않고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으며, 삶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을 하게 된다. 올해는 책을 좀 더 가까이해야겠다.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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