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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은 Jan 13. 2021

성경, 장사를 말하다



지난 2주에 걸쳐 재미있고, 감동적인 장사 이야기를 소개했다.

큰 회사도 작은 규모의 장사로부터 시작했으니 

작다고 생각하는 장사를 하고 있다 해도 사업가, 경영자 마인드를 갖자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다.


이제 성경에서 말하는 장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장사에 대한 나름의 가치를 찾아보기 위함이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실 성경에서 장사에 관한 사례를 찾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구약에서는 제사나 율법, 그리고 선지자나 왕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데다,

신약에 와서도 예수님뿐만 아니라, 제자들의 직업에서도 상인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을 조금 깊게 바라보면서 장사를 찾아보기로 했다.


먼저 구약 시대를 살았던 과부가 된 한 여인의 이야기다.

그녀의 남편은 엘리사라는 선지자의 제자였다.

남편이 왜, 어떻게 사망하게 되었는지 성경은 자세히 기록하고 있지 않다.

여하튼 졸지에 남편을 잃은 여인은 남겨진 두 아들과 함께 힘겨운 인생을 살아가야 할 운명에 처하고 만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 뱅크

설상가상 남편은 살아 있을 때 여기저기에서 빚을 졌던 것 같다.

빚쟁이들은 남편이 죽자 빚을 갚으라며 여인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돈을 갚지 못한다면 두 아들과 함께 자신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빚쟁이도 있었다.

결국 여인은 남편이 살아 있을 때 스승으로 섬기던 선지자 엘리사를 찾아간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인의 마지막 고육지책이었다.


울부짖듯 호소하는 여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 난감해진 엘리사는 이렇게 묻는다.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집에는 무엇이 남아 있습니까?”

여인은 ‘기름 한 그릇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대답한다.

이 말을 들은 엘리사는 밑도 끝도 없이 여인에게 '동네 이웃들을 찾아가 가능한 많은 그릇을 빌려 오라' 말한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그리고 이어지는 엘리사의 황당한 이야기.

성경에 기록된 엘리사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너는 네 두 아들과 함께 들어가서 문을 닫고 

그 모든 그릇에 기름을 부어서 차는 대로 옮겨 놓으라

열왕기하 4장 4절


가진 것이라고는 기름 한 그릇뿐인데, 

얼마 되지 않는 기름으로 모든 그릇을 채우라니 '황당하다'라는 표현을 쓴 거다.


엘리사의 말에 순종하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던 여인은 엘리사가 시킨 대로 행동한다.

이웃에서 빌려온 그릇에 기름을 붓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놀랍게도 그때 기적 같은 일이 발생한다.

한 그릇밖에 없었던 기름이 빌려온 모든 그릇을 가득 채우고도 멈추질 않는 것이 아닌가.


동화책에서나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성경은 담담히 기록하고 있다.

모든 그릇에 기름이 채워지자 엘리사는 여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기다렸던 장사가 등장한다.


너는 가서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 너와 네 두 아들이 생활하라

열왕기하 4장 7절


남편을 잃고 살아가기 막막해진 여인이 기름 장사를 시작하게 되는 순간이다.


장사가 그렇다.

막막해진 삶에 살아갈 소망을 주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새로운 직업을 선물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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