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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은 Aug 25. 2021

[인문학으로 읽는 외식업] 피루스의 승리

피루스의 승리Pyrrhic victory 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 그리스 에피루스Epirus의 왕 피루스Pyrrhus는

로마를 상대로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둘 정도로 용맹스러운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피루스는 승리를 거둔 후에도 전혀 기뻐하지 못했습니다.

전쟁 때문에 자신의 병력 역시 3분의 1 이상이 희생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이런 승리를 또 한 번 거두었다간 우리가 망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피루스의 승리는 상처뿐인 승리, 보람 없는 승리, 

희생이 아주 커서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를 의미하게 되었다는군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성공은 거두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면 진정한 성공이라 말하기 어려울 겁니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고, 세상에서 유명해지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을 성공이라 말합니다.



누구나 성공을 추구하는 것은 성공이 주는 매력이 크기 때문일 텐데요.

그렇다면 사람이 살면서 피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생을 성공이 아니라 실패로 이끄는 것 말입니다.



중국의 한 고서에는 '인생의 네 가지 덫'이라 하여 피해야 할 것 네 가지를 이렇게 꼽습니다.


 재(財), 색(色), 명(名), 위(位)


재미있게도 앞에서 꼽은 성공의 요소가 모두 포함됩니다.

(색은 성차별 논란이 있을 것 같아 성공요소에서 뺐습니다^^)

팡차오후이는 그의 책 <나를 지켜낸다는 것>에서 이렇게 같이 쓰고 있습니다.


'세상을 둘러보면 뛰어난 사람이든 미미한 사람이든 이 네 글자의 마수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한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유명해지고, 성공하기 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말입니다.

저 나름대로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정직함을 갖추고,

어떤 자리에서도 남을 섬기는 겸손함을 갖춘 사람이라면

유명해지고, 성공할수록 더 멋지고, 빛나는 사람이 아닐까?'



박완서는 나이 70세가 훌쩍 넘었을 때 그의 책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이런 고백을 합니다.



"내가 십 년 만 더 젊어질 수 있다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게 있기는 하다.

죽기 전에 완벽하게 정직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



공자도 "사람이 정직하게 살고 있지 않다면 요행히 화를 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살아가면서 '정직'이 얼마나 중요한 태도인지를 보여주는 말입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외식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경영자 자신과 고객에게 정직하지 못한다면 노포(老鋪), 

즉 장수식당이 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 없이 사용하고,

수입산 식자재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음식을 만들고,

정해진 중량을 속여 제공한 후에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식당이

장사가 잘 되거나, 장수식당이 되어도 큰 문제겠지요.



피루스의 승리라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공자의 말처럼 요행히 화를 면하고 있을 뿐입니다.


탈무드에는 인간이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합니다.

재채기, 가난 그리고 사랑입니다.

여기서 사랑을 진심 혹은 진실이라 해석하기도 하는데요.



지금 나의 정직(진실)과 부정은 반드시 드러난다는 사실을 외식업 경영주는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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