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에서 산토리니로 넘어가는 페리 안에서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평생 잊지 못할 풍경들이 몇 개가 있는데 그 사진은 한 장도 없다. 내가 사진을 취미로 찍으면서 좋아하는 풍경 혹은 잊지 못할 풍경은 카메라 속 뷰파인더가 아닌 실제 눈으로 보고 머릿속으로 입력을 하고 가슴으로 느끼고 싶어서이다.
그중에서도 멍하게 한 시간 가까이 바라본 풍경이 있다. 거의 유일하다고 해야 될까
그리스 아테네에서 산토리니로 넘어가는 야간 페리를 타고 갈 때이다.
그 당시 돈이 없어 방이 있는 곳이 아닌 통로이나 빈 곳에서 잠을 청하는 자리를 구매를 하였다.
지금은 수영을 해서 그런지 물 공포증이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남아있는데 그 당시는 수영을 한 개도 하지 못해 물 공포증이 많이 있을 때였다.
물 공포증이 있다고 하여도 배 안에 수영장도 그리고 카지노도 있는 배는 처음이기에 배 구경을 하러 이 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제일 위층에 가게 되었는데 때 마침 보름이었는지 저 멀리 수평선에서 커다란 보름달이 해처럼 올라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처음으로 야간에 배를 타고 그 모습을 봤을 때는 보름달이 있을 때 쉽게 볼 수 있다고 생각을 하였지만 그때 참 잘 못 생각을 하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큰 달이 수평선 위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다시 한번 볼 수가 있을까
그것도 지중해 한가운데에서
나는 그 보름달이 올라오는 모습을 가만히 한 시간 넘게 지켜보면서 매일 올라오는 해 그리고 달이지만 환하게 비쳐주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어두운 밤하늘에 있는 달이 세상을 환하게 비쳐주는 모습 그리고 아침에 나오는 태양은 추운 날을 따뜻하게 몸을 녹여 주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나는 수평선에서 올라오는 달을 한 시간 넘게 바라보고 있는데 친구가 나를 찾아왔다.
여기에서 뭐하냐고
하늘에 올라와 있는 달과 우리가 배를 타고 온 저 멀리에 불이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면 이쁘지 않냐고
사진을 찍는 것보다 실제로 눈으로 담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거 같아 보이지 않냐는 말에 무심하게 다시 배로 친구는 들어갔다.
하지만 나는 평생 다시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혹은 없을지 모르는 풍경을 바라만 보고 내 눈으로 보고 머릿속으로 입력을 하고 가슴으로 느끼게 된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제일 좋은 풍경을 본 곳은 어디인지 물어본다.
그러면 나는 말을 한다.
평생 잊지 못할 풍경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산토리니로 넘어갈 때 자연이 선물을 준 수평선에서 올라오는 보름달이라고.
그리고 옆에 우리가 배를 타고 온 곳에 반짝 거리는 도시의 풍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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