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이유

by 이효진

한 번은 15년 지기 친구인 k에게서 연락이 왔었는데 결혼 생활이 힘들다는 고민이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결국 이혼이 답인 것 같다고 k는 말했었다. 나는 좀 더 심사숙고해야 된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고 무슨 이유인지, 그날 이후로 k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며칠 뒤, 그녀의 안위가 걱정돼서 연락을 했지만 짧은 신호음 끝에 ‘지금은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안내 멘트만 계속해서 들릴 뿐이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생각하다가도 이제는 먼저 연락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1년이 훌쩍 지난 것 같다.


그러다 어젯밤은 sns에 그녀의 새로운 계정이 떴고 그녀의 최근 소식을 알게 되었다. 사진 속에 k는 잘 지내보였고 건강해 보였다. 정말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내심 씁쓸했다. 나는 현재 k가 이혼을 했는지 아니면 결혼 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우리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과 더 이상 우리가 서로의 일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다시, 또 한 번의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거리에는 바싹 마른 낙엽이 가득하다. 구두밑에서 부서지는 낙엽소리로 텅 빈 속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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