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를 보낸다. 머그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 달짝지근한 믹스 커피를 휘휘 젓는다. 차창밖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귄다. 봄이 오고 있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데 고양이가 빼꼼히 쳐다본다. 며칠 전 봄햇볕에 등을 누이고 두 발바닥을 비비고 있던 그 고양이일까. 고양이의 긴 수염은 봄날에 아지랑이를 닮았다.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봄은 고양이를 닮았고 따뜻한 곳이 필요한 길고양이는 양지에 나와 볕을 쬐며 논다. 길고양이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편이다. 작년 겨울은 잘 버텼는지 동네 길고양이들 얼굴을 살핀다.
“봄이다. “ 포근한 안식처가 필요한 길고양이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이 있을까. 봄이 되면 고양이처럼 풀밭에 누워 떠가는 흰구름만 하염없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