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에 블루

by 이효진


봄을 쓴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기록을 극장에서 본다. 집으로 돌아와 그의 노래를 듣는다. 뚜벅뚜벅 걷기 좋은 계절. 그리운 사람은 봄처럼 짧게 머문다. 마치 봄밤에 조용히 떨어지는 목련처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게도 미운 사람이 있었다. 그런 감정은 도리어 사랑이었을까. 미운 마음도 사랑이라면 사랑은 애초부터 증오에서 초래된 사고 같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불행도, 허황된 환상도 아니다. 그저 유한한 삶에서 봄마다 피고 지는 꽃처럼. 우리는 회귀하거나 반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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