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ht and light

by 이효진

글 쓰는 사람은 힘들다.

이 말조차 어렵다. 어쩔 땐 시건방진 말 같고 같잖은 소리 같다.


그럴 때마다 좀처럼 가볍지 못한 마음을 저울대에 재본다. 무겁고 벅차다. 고작 나일뿐, 나만 괜찮으면 되는 건데 어떤 날은 과도하게 용감하고 또 어떤 날은 못내 창피하기만 하다.


이제까지 살면서 이 꼴 저 꼴 다 봤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무섭다. 한 때 젊었던 20대의 패기, 객기, 열정 뭐 그런 것들이 다 사라졌지만서도 내장 저 끄트머리에서 한 줄기 도파민이 왠지 솟구칠 것만 같다.


며칠 전 오래 걸어 다녔던 다리가 붕괴됐다. 그 근처에 있던 미용실 앞에는 장례식화환이 가득했다. 거기 사장님은 나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고 심지어 일면식조차 없었다.

다만, 그날은 오전부터 비가 왔고 겨우내 이어진 가뭄을 해갈하는 봄비였다.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그 날부로 한 사람의 삶은 영영 사라졌다.


끊임없이 삶은 여러 번 담금질을 해댄다. 얼마나 참고 인내할 수 있는지 인간을 대상으로 고통을 시험한다. 사람과 진실과 실제가 그 모든 것들이 추악해질 때 비로소, 삶을 안다.


삶은 결코 영원할 수 없고 내일은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를 만나는 날이다. 만나는 길에 잠시 꽃집에 들러야겠다.


색과 빛의 신학적 논쟁, 파랑과 노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