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둥글다
지구는 둥글다
반으로 쪼개면 둥근 것도 다른 모양이 될 수 있다.
그동안에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단정 짓고 살았다. 내 속에 없는 나를 알아채지 못하고 아니, 정확히 말하면 외면하고 살았던 것이다. 하늘이 파란색만 있는 게 아니라 노란색이 될 수도 있는데(고흐의 그림을 보고) 너무 많은 규정들이 시선을 고정시키고 안전한 길로만 걷게 만든다.
바람은 고요하다. 바람이 바람을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스스로를 허락해야 한다. 앞으로 더 거칠게, 거세게 밀고 나가야 되는데 두려우면 이내 바람은 갈 곳을 잃는다. 너무 많은 것들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고 안된다 스스로를 단념시킨다. 움직여야 된다. 바람은 바람으로 움직인다.
지구에서 위도가 높은 곳으로 한여름에 태양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백야현상이 일어난다. 낮이 길면 밤은 짧아지고 달이 보여도 해가 떠 있는 듯하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 보이고 눈과 눈동자에는 적당한 사이가 있다. 거리와 강가에는 좀처럼 시끄러운 소음이 끊이질 않지만 그게 나쁘지 않다.
“이 노래는 재밌어”
고등학교 때 친구가 말했던 것처럼, 산다는 건 이렇고 저렇다는 정답이 없다. 사람은 오렌지, 지구는 베이글, 삶은 운동화. 내 안에 있는 나를 마음껏 꺼낼 용기와 그런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 주는 것이 내가 찾는 자아다.
어떤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나를 더 잘 알아채기도 하고 처음 가 본 장소에서 사소한 것을 먼저 눈치채기도 한다. 그러니, 끊임없이 스스로를 놓아주기로. 나는 궁극적으로 그것부터가 모든 시작이고 끝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