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

by 이효진



꿈을 꾸면 깨는 이유와 자꾸만 잠을 깨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결과적으로 같은 것.


어느덧 6월의 끝자락이고 시계 초침은 한결같게도 째깍째깍 잘만 움직인다. 여름이 되니까 한낮에는 들리지 않던 소음이 밤이 되면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윙- 냉장고 엔진 소리와 선풍기 회전 소리가 비스듬히 열려있는 문 틈으로 들려오면 집안에 있는 공기가 푹 꺼지듯이 맨홀에 빠질 것 같은 건 아마도 기분 탓이겠지.


졸린 눈을 감고 누워 있다가 그대로 잠이 들면 별안간 잠을 깨는 게 며칠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반수면 상태로 새벽을 반복하다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가늠이 되지 않아서 핸드폰을 찾고 그러다 또 잠이 든다.


마치 한여름 밤의 꿈* 장면같이 오베론의 숲에서 하룻밤 사이 일어난 마법처럼 한바탕의 소동이 일어나고 꿈에서 깨는 걸 반복한다.

한때 꿈이었을지도 모를 이상에 대한 열정은 이제 식어버렸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미련을 생각하면 불현듯 하게도 여름은 태양이 뜨는 곳에 가득 머물러야 할 이유 같다.


청춘의 빛과 유사한 에메랄드의 여름 바다. 나의 현실은 겨우 이 정도밖에 일 때, 조용히 침대로 어둠이 드리워지고 어느새 머리맡에 밤이 와 있다. 한 시간 전에 시시콜콜하게 나누었던 통화 목록과 메모장에 적어 놓은 나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들.


7월이다. 여름은 한창이고 밤이 짧아져 눈이 일찍 떠진다. 다시 새벽이 되면 내가 해야 될 일들과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골몰한다. 아무래도 이번 여름은 더위가 심상치 않을 모양이다.



*한여름 밤의 꿈,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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