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는 말들로 떠드는 게 좋다.
‘나 아니어도 괜찮겠지’ 했던 날들은 지났다.
말도 안 되는 소리와 장난스러운 말투로 떠드는 것이 편하게 느껴져서 그냥저냥 삶이 괜찮다는 착각마저 든다.
너였을까. 이제는 기억에서 조차 멀어진 이로부터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이란 게 있으므로 하나의 사물처럼 형태가 다 다르다고. 그러니 애쓸 필요 없이 너 자신을 홀연히 놓아주라고.
그럴까?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되물었을 때, 그의 반짝이는 눈동자와 입모양이 오밀조밀했다. 모든 것에 쓸모를 따지지 말고 모두 때가 있다. 삶이 설명할 수 없는 우주의 질서란 게 있다고.
하지만 우주의 법칙, 자연의 섭리 나는 그게 뭔지 잘 모르겠고 다만 이런 대화를 너와 나눌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위험한 소리 같지만 가끔 말도 안 되는 꿈이 필요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비정상적인 시선과 생각으로 잠시나마 현실도피를 원했을지 모른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너에게 정말 그때 그랬었다면 우리 사이에도 흠이 없었을까 싶다가.
결국 돌고 돌아 세월이 오래 흘렀다. 벌써 몇 년이고 일 년에 반이 지난 시점에 생각해 보니까, 지난날 우리가 있었던 석촌호수에서. 어제는 카페에 앉아 친한 동생이 물었다.
“언니는 하반기 계획이 뭐예요?”
“글쎄, 없어 놔두려고 이번엔“
물처럼 흘러가고 싶다. 깊이를 알아채고 헤아릴수록 감정이 복잡해지고 두려움만 앞선다. 지난 수많은 밤을 통틀어 가장 안전하게 지내는 요즘이다. 하루하루 이런 이상한 말들로 시간을 허비하고 너털웃음을 친다.
하루가 시원했다. 더위가 잠시 잊힐 정도로 강바람이 설렜다. 여전히 석촌호수는 잔잔했고 물기 먹고 자란 나무 사이로 널 다시 마주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