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사주 공부를 하다가 운의 하강기에 있을 때는 '공'으로 무엇인가를 얻으려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를 돌아봤다. 정말 그랬던 적이 있었다. 특히나 어떤 개인적 성취를 이뤄낸 뒤부터는 또 다른 어떤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열정이 부족했던 것인지 아니면 세상을 만만하게 봐서인지, 대충 어떻게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공짜로 어떤 것을 얻어내려는 도둑놈 심보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것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심보인지 깨달았다. 이 세상에 무엇 하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으랴? 나의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셨다. '어디 땅 파 봐라 돈 10원이 나오는지' 어릴 땐 듣기 싫었던 엄마의 잔소리는 사실 진리였다.
만약 공허함을 느끼고 매사 모든 것이 하기 싫고 현재의 삶에 모든 부분이 짜증이 난다면 그건 분명 내 운명이 요동치기 바로 직전이라는 시그널이다. 운명은 가짜를 밀어낸다고 한다. 거짓으로 척하는 사짜들을 밀어내고 정말 그 자리에 간절히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그 자리를 갈아치운다고 하는데 정말이지 가혹하고 냉정한 운명이다. 내 인생이 요동치기 바로 직전에 나는 이런 현상을 느꼈다. 공허했고, 왜 사나,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매사 모든 것이 하기 싫고 쓸데없이 남과 비교해서 나를 책망하고 내 인생을 저주했었다. 그리고 정확히 5년 안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그렇다면 왜 공허함을 느꼈을까? 열심히 산다고 살았지만 내 처지가 전혀 나아지지 않아서 더 일확천금에 매달리고 일이 하기 싫었을까? 나는 20대, 30대 초반에 그 누구보다 열심히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며 살았는데 실상은 부모 찬스 쓴 친구들보다 경제적 자유를 얻지 못했고 늘 피곤하고 책임질 일들이 많아서 허탈감, 요새 말로 현타가 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당시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좌표 잃은 부표처럼 표류하고 있다였다.
지금은 다행인지 그런 공허함을 느낄 새가 없다. 지금 나에게 닥친 난제들을 해결하느라 정말 너무 바쁘고 무너진 내 삶을 하나씩 다시 바로 세우느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 또다시 일어나고 싶다는 '간절함'이 내 인생을 채우고 있다. 그래서 느꼈다. 공짜로 무엇인가를 얻으려 생각하거나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다가는 운명에 정말 큰코다친다는 것 말이다. 어떤 것도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없다. 심지어 가족마저도 말이다.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아직은 젊기에 나의 피, 땀, 눈물로 내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나를, 내 인생을 정말이지 아끼고 살뜰히 대하리라 다짐해 본다. 아들에게도 가르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There's no free lunch. 아들아 공짜 점심은 없단다. 어쩌면 내 피, 땀, 눈물의 결과가 그냥 주어진 어떤 이와 같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사실에 좌절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생에는 주어진 과제가 다르며, 그 주어진 삶의 사는 사람의 속을 모르거니와 그네가 가진 삶의 과제를 나는 수행하지 않아도 되니, 나는 내가 이룩한 그 피, 땀, 눈물에 감격하고 만족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내 피, 땀,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