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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내 기분, 체력 그리고 말

by 따뜻한 불꽃 소예

살다 보니 이 세상에는 통제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에서 만난 사람들 회사 자체(정말 출근하기 싫다), 부모님, 시댁식구들, 남편, 자식 그리고 뭐 등등등 그러다 최근 들어 어디서 본 구절을 되뇌고 있다.


1. 나는 내 기분을 잘 살핀다. 2. 나는 내 느낌을 잘 살핀다. 3. 나에게 좋은 것을 선택한다.


내 기분을 책임진다!!! 어쩌면 '나 기분 안 좋아'라는 바이브를 내뿜을 수 있을 때는 어릴 때에 한정된다. 우리 아들나이까지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우울하거나 화가 나면 바로 알아채고 이를 물리칠 수 있는 행동을 하려고 한다. 가령, 회사에서 열받으면 그냥 점심때 바로 회사밖으로 나가서 커피를 마시든 책을 읽든 기분전환을 하려고 하고, 집에서 열받으면 뒤뜰로 나간다. 그리고 정원을 손질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의 기분에 책임을 져야 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래야, 아들에게도 떳떳한, 성숙한 어른노릇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우리 아빠가 그랬듯이 말이다.


둘째, 요가를 할 때 선생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신다. 자기 몸의 변화를 느껴야 합니다. 자기 몸을 바로 쓸 줄 알아야 합니다. 내 몸의 변화!! 내 몸인데, 나는 그동안 너무 등한시하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해 왔다. 그런데, 더 늦기 전에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한다. 여기서 체력마저 잃어버리면 난 정말 노답이니깐 말이다. 살기 위해 나는 앞으로 운동을 꾸준히 해서 내 체력에 진심을 다해 책임지려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내뱉는 말. 불교 진언 중에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가 있다. 입으로 지은 죄업을 씻는 말인데, 인간 세계의 모든 화(過), 재앙의 대부분은 이 말에서 비롯되므로 지금 이 상황에서 나는 더 이상의 화를 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내 입에서 나오는 내 말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한다. 내 입에서 나가는 말의 무게를 항시 생각해, 될 수 있는 한 필요한 말만 할 수 있도록 내 허벅지를 꼬집어 보려고, 자제하려고 노력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 통제불가능한 카오스적 우주에 딱 하나, 내 몸하나 건사 잘하면 되겠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내 기분에 대해, 내 체력에 대해 그리고 내가 내뱉는 말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그것만큼은 내가 꼭 해낼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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