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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두려움

두려움이라는 파도가 밀려올 때

by 따뜻한 불꽃 소예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오늘은 아침에는 날씨가 흐려서 우울했었는데, 낮이 되자 날이 개어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날씨 타령을 한다. 내가 기분이 꿀꿀한 거 다 날씨 때문이야.


회사에서 막연한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 실체 없는 두려움과 불안은 아무리 내가 업무에 집중을 하려해도 자꾸만 슬금슬금 고개를 내밀고 나를 자극한다. 독가스실의 가스같이 아니면 새벽에 어느새 슬그머니 땅바닥에 쫘악 깔린 안개처럼 내 이성을 마비시키고 눈앞을 흐리게 한다. 잡념을 없애기 위해 여러 가지 만트라를 되뇌인다. 하지만, 아무리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입하려고 애를 써도 다시금 온몸에 힘이 빠지고, 내일이 오늘보다 별로이면 어쩌나 나는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과 불안이 자꾸만 나를 괴롭혔다.


그랬구나, 내가 참 힘들었구나, 내가 지금 많이 불안해하구나, 나의 영혼이 나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오후쯤 되어 내가 생각한 공포의 대상과 작은 만남을 끝내고, 생각보다 내 불안과 공포가 별개 아니었음을 느꼈다. 그는 너무 초라했고 피곤해 보였다. 그리고, 내가 과도하게 그를 미워했구나. 한편으로 내 마음속에서 그런 다크 한 감정을 정리할 수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괜스레 미워하고 그가 하지 않았지만 할지도 모르는 행동들을 상상하며 분노하거나 두려워하는 일들, 난 참으로 바보 같구나... 그동안 그렇게 많이 되뇌었는데도 그게 아직도 잘 안되니 말이다. 연민의 감정을 가지라고 한다. 우리 모두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기에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는 그들에게 작은 연민의 감정을 아니 동료애라도 느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무튼, 내가 만들어 낸 헛것에 내 에너지와 감정을 낭비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집에 가게 되면 남편을 바라보게 되고 남편의 고통도 같이 바라보게 된다. 그럴 때면 108배를 하곤 한다. 그래도 그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다. 문득문득 불안함이 올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내 옆에 있다. 어디 간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옆에서 숨 쉬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에만 집중을 해보려고 노력한다. 지금 그 순간에 집중하며, 내 영혼은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치유의 힘으로 너를 치유하고 있다. 너의 싸움에 조그만 힘을 보태주려 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망상일지라도 이런 상상이라도 해야겠다.


생각과 다른 인생이다. 이번 주말에는 내 영혼에 힘을 불어넣어 줘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또다시 달려야 다음 한주를 또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한주 한주 그렇게 살다보면 또 맘 편한, 좋은 날도 오겠지, 간간히 콧구멍에 바람도 좀 넣어주며 이 우주가 마련해 놓은 아름다움과 여유를 만끽하리라, 누가 뭐래도 소중한 내 인생이니 말이다. 또 한주 수고했어.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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