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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급함

by 따뜻한 불꽃 소예

'당신은 플라세보다'라는 책을 읽으며, 이 책이 남편의 치병에 굉장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고 있는 남편에게 그 책 내용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남편은 그 책을 받아들일 준비도 아니 정신도 덜 깬 상태인데 나의 조급한 마음은 계속 그에게 어떤 정보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그는 내 이야기를 차단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나는 그 모습에 또 열이 받았다.


남편은 아닌 듯했지만, 검진결과에 큰 타격을 입은 듯 보였다. 나는 그런 모습에 이리저리 고군분투하며 그의 에너지 레벨을 올리고 다시 치병을 위해 전사적으로 그를 재촉했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그날 저녁, 남편은 내게 짜증을 내며 이야기했다. '네가 불안해 보인다'라고 그리고 '그 불안으로 나까지 힘들다'라고 말이다. 순간, 망치로 머리를 쿵 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매우 기분 나빴고, 화가 났다. 얼른, 그의 말에 수긍하는 듯 전화를 끊었다. 너무 화가 났다. 벌써 일 년이 넘었다. 일 년 넘도록 네가 치병하는 동안 나는 돈 벌고, 밥하고 아이 돌보고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데 이 자식이 내가 조급하다고 미친 거 아니야~아악 분노가 올라왔다.


잠시 신호대기하던 중 생각을 해봤다. 근데 맞았다. 그 검진결과에 나도 흔들렸던 거다. 그래서 불안하고 조급했던 거다. 조급한 거 맞았다. 나는 기다려야 한다. 억울하고 화나지만, 그가 속도를 올릴 때까지, 궤도에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어야 한다. 아직까지도 궤도에 못 올라오고 처자식 고생시키는 너 너무 싫고, 그렇게 철부지 같이 아들 키운 너희 부모님도 싫고 다 싫고 하지만, 네 말이 맞다.


신묘장구대다라니를 90일 동안 사경하고 독송해도 아직 내 마음에 불안과 두려움, 분노는 사라지지 않았다. 금강경을 읽고 있지만, 아직 그 뜻이 내게 다가오지 않았나 보다. 나는 나부터 치유해야겠다. 내 불안과 분노,두려움에서 벗어나, 내 마음의 평정심부터 찾기로 했다. 그 책에서 말했듯이, 생존모드에서는 절대 나를, 내 미래를 바꿀 수 없으니 말이다. 나는 그 책에서 말한 창조와 재생모드로 가야겠다. 그리하여, 내 안의 불안과 분노, 두려움을 불태워버리고, 기쁨과 자유, 사랑, 기분 좋은 상태로 가겠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단단한 내가 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 가정을 잘 지켜낼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신영복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현재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다. 단지, 과거와 미래의 연관 속에서 변화와 발전의 부단한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지금 처해진 현실성보다는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그 가능성에 눈을 모으는 그런 열려있는 사람이 되어야만이 그 책에서 말했듯이 내 에너지를 나 자신과 인생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믿음이나 인식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당신의 존재상태부터 바뀌어야 한다. 물질에 영향을 주려면 당신이 먼저 물질보다는 에너지가, 입자보다는 파동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명한 의도를 고양된 감정과 결합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경험이 과거의 경험보다 더 강력해야 한다.

믿음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다음 고양된 감정 (감사, 기쁨, 기분 좋음, 이해)으로 에너지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의 몸이 그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두려움이 사라지면 우리는 무한한 신뢰와 용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기성에서 이타성으로 나아간다. 그런 새로운 존재를 구현할 때 우리의 신경회로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끝없는 가능성들로 향하는 문을 열어준다.

매일 새로운 존재 상태로 들어가 뇌에게 그 상태를 상기시키고 그 마음 상태에 맞게 몸을 조건화한다면 당신은 플라세보를 복용할 때와 똑같은 구조적, 기능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from 당신이 플라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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