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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의 새엄마는 왜 그랬을까?

불안했기 때문이다.

by 따뜻한 불꽃 소예

최근 들어 불안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우리는 불안할까?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작은 조직 안에서도 사람들의 불안을 읽을 수 있다. 어떤 위치에 있는 누군가는 자기가 밀려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또 다른 누군가는 회사가 망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또 어떤 사람은 부동산이 안팔리면 어쩌나하는 불안 등등 그리고 그 불안한 감정은 또다른 부정적인 감정을 연쇄적으로 일으킨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네 삶은 이런 불안감을 어떻게 다루느냐, 극복하느냐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런 불안감이 많은 사람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나는 나를 위협하는 것은 외부의 적이나 사건이 아니라 내 안의 불안감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백설공주의 새엄마는 끊임없이 자신의 미모를 거울로부터 인정받길 바라며 거울이 자기의 기대와 다른 이야기를 하면 백설공주를 죽이려고 위협한다. 자기 안의 불안을 보지 못하고 허구의 존재에 그 불안감을 씌어서 없애려고 했다.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면, 또 다른 백설공주가 나타날 수도 있는데도 불안한 새엄마는 허구를 향해 화살을 쏘아 된다.


위기는 결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들 한다. 실직이나 질병 등등 우리에게 찾아오는 수많은 불운이라고 일컬어지는 사건들은 그 자체로는 '선악', '길흉'이 없다고 한다. 단지,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대응만이 길흉과 선악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신체적으로 힘들 때나, 호르몬의 변화가 생길 때, 날씨가 흐릴 때 정신이 흐려지고, 불안이 올라온다. 그러면 알아챈다. 아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내가 불안한 이유는 날씨 때문이야 아니면, 몸이 피곤하기 때문이야,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야 등등으로 그 원인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리고 내 불안의 대상이 결코 타인이 될 수 없음을 이해하려고 한다. 불안을 알아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혹은 타파하기 위한 행동들을 하나씩 해보는 것이다. 나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내가 기분 좋아지는 행동들을 하나씩 해본다. 그 불안에 이름을 붙여 불태워본다든지, 산책을 나간다던지 아니면 맛있는 커피를 마신다던지 이런 작은 하지만 기분 좋은 행동들을 하나씩 한다. 불안을 없애야지하고 생각하거나 애쓰진 않는다. 단지 기분전환을 할 뿐이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한 번에 그 불안을 없앨 순 없다. 하루하루 연습할 따름이다. 내 기분을 좋게 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타인의 도발이나 외부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의 평온함을 지켜낼 수 있으리라고 언젠가는 불안을 극복하고 평정심을 갖게 되는 그런 날도 오겠지라고 생각한다.


상처받았다는 생각을 버려라. 그러면 상처도 없어진다. 피해의식을 버려라. 그러면 피해도 없어진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결국엔 내 선택이다. 나는 내 불안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평온함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나다움과 평온함을 잃지 않는다면 결국엔 모든 일은 다 해결될 것이고 기억에 남아있는 건 진주같이 우아한 나의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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