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꿈자리가 좋지 않을 때마다 전화를 하시곤 한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안 좋은 이야기를 늘어놓으신다. 나는 짜증을 내며 전화를 끊는다. 하지만 이것도 집안 내력인가 나도 꿈자리가 사나울 때마다 꿈해몽을 검색한다. 법륜스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사주나 꿈해몽도 인생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부분 부분 만지며 어떻다고 말하는 거라고 그래서, 그런 것들이 다 틀렸다고 말할 수도, 그렇다고 다 맞다고 말할 수도 없는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참 그 말씀에 공감이 갔다.
나 역시 사주와 꿈해몽에 집착하고 있었다. 내 인생의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는 듯 느껴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만세력을 열어보고 꿈해몽을 찾아본다. 불안해서 말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100% 맞느냐? 스님 말씀처럼 장님 코끼리 만지는 기분이다. 맞기도 틀리기도 하다. 그래서 스님께서는 내 태도에만 집중해라고 하신다. 그래 말씀은 맞는데 참 실천이 어렵다. 나 역시, 결과는 내 영역이 아니며 나는 오로지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함은 이따금 나를 덮치곤 한다.
결과는 신의 영역이다. 뜻대로 하옵소서. 이런 말들의 뜻을 이제는 조금씩 알게 된다. 물론 나는 내가 원하는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테지만, 마크툽. 신의 뜻이다.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간에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겸허한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단지 하루하루를 경건하게 그리고 반듯이 살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나올 것이다.
지나간 과거는 내버려 두어라. 위대한 섭리에 미래를 맡겨라. 그리고 오직 현재만이 경건함과 정의로움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몰두하라. 경건함이란 우리에게 부여된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연이 우리에게는 운명을, 운명에게는 우리를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정의로움이란 우물쭈물 회피하지 않고 자유롭게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럴 때에야 우리는 법대로 행동할 수 있으며 사물에게 요구되는 가치대로 움직일 수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