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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불꽃 소예 Mar 28. 2023

존중받는 기분

우리 모두 소중합니다.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직원이 계약만료로 나간다고 한다. 참 그 소식이 쓰리게 다가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기분과 마주치게 된다. 누군가의 편의로 만들어놓은 고용형태, 그 고용형태는 때론 우리들 사이의 분별을 만들고 또 차별을 만들어낸다. 굉장히 합리적인 제도라고 하는데, 물론 제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제도 속에 들어가 있는 인간들의 행태가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무튼, 그 직원에게 재계약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고문을 해 놓고 이제 와서 계약만료하자고 했다고 한다. 그리곤 만약 네가 재계약하고 싶다고 청하면 내가 한번 노력해 볼게라고 했다고 한다. 스발....


고용관계라는 것이 회사의 필요와 나의 필요로 시작되고 물론 회사의 요구로 내가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종료시점에 우리는 서로의 정도(正道)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이 회사에서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너 필요 없어'라는 무시당하는 듯한 뉘앙스로 고용 관계가 해지되었을 때 회사는 피고용인이라고 불리는 사람에게 상처를 남긴다. 회사는 인격이 없다. 하지만 회사에 일하는 사람들이 그 인격(Personality)을 만들고, 타인에게 비인격적 상처를 남긴다. AI와 같은 드라이한 상황에서는 회사는 직원을 자유롭게 해고하고 또 채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을 가진 우리 인간은 비인격적 마무리를 한 회사들에 대한 악감정 생긴다. 이게 쌓이다 보면 시장에 평판으로 남게 된다. 그 평판은 그 회사의 꼬리표가 되어, 결국엔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없게 되는 악순환으로 빠지게 된다. 물론 문제는 항상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상황에서 회사 존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가 된다.


대단한 사업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사람을 함부로 물건처럼 다룬다. 해고소식도 가히 기행적으로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인간들은 자업자득, 뿌린 대로 거둘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테슬라에 대해서도 길게 베팅하지 않는다. 그의 기행은 내 눈엔 돈으로 사람을 가지고 게임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한다. 오늘의 갑이 내일의 을이 되기도 한다. 지금의 전세시장을 과연 임대차 3 법이 나올 때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 영원한 을도, 영원한 갑도 없는 게 인생이다. 회사의 우월적 갑의 위치도 인구소멸시대를 목전에 둔 마당에 영원하지 못할 것이다. 제발 와서 일해달라고 말해야 하는 시점도 발생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또 딥하게 생각하고 있다.. 무엇이 되었건 우리 모두는 소중하고 이 세상에 무시해도 좋을 만한 존재는 없다. 길가의 돌멩이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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