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고통 속에서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우리 부부는 둘 다 기분이 쳐진다. 남편은 치병으로 빈둥빈둥하는 거 같아 무기력하다고 말하고, 나는 회사일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무엇인가 잘 될 거 같은 기분에 빠졌다가도 어느샌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돌고 돌아 다시 그 자리... 다 극복한 거 같았는데 이 엿같은 기분은 어떻게 설명하리오... 아무리 내 아상이 깊어 그런 거라고 나를 채근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상황에 대해서만 마음을 열지 말자고 다짐하고 다짐해도, 결국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었다. 일 년 전과 비슷한 고뇌 속에 있는 내가 너무 절망적이다. 남편은 여전히 치병 중이고 나는 또 이렇게 회사에서 스트레스받으며 있다. 매일 아침 남편이 어떻게 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건 흡사 매일 독수리에게 간이 쪼이는 형벌을 받는 프로메테우스 같은 기분이다. 나는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형벌에 매일 빠져 있는 것일까? 희망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라는 말이나, 우리가 맺는 이 인연은 결국엔 신기루이며 지나갈 것이라는 말들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절대 가슴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꿈에서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아서 슬퍼했다. 그런 꿈을 꾸고 나니 난 또 너무 힘들어 눈물을 흘렸다. 날씨가 흐리거나 회사에서 도발당하면 이렇게 극복하지 못하고 처절한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프로메테우스도 그 영겁같이 느껴졌던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영웅 헤라클레스에 의해 구출이 된다. 나에게 이런 귀인이 나타나 줄까? 그래서 내 간을 매일 쪼아대는 저 독수리를 죽이고 나를 해방시켜 줄 수 있을까? 그런 귀인이 나타나기 전에 내가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도록 행동을 취해야 된다고 말은 하면서도 일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분명 한걸음 한걸음 진보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내 처지가 이렇게 우울한 상태로 영원할 거 같지만, 언젠간 두둥하며 강렬한 햇빛이 비쳐서 눈이 부신, 떠오르는 저 정오의 태양처럼 빛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