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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모드에서 다행인 것은

소셜미디어 임팩트

by 따뜻한 불꽃 소예

한동안 소셜미디어를 보지 않다가 요새는 인스타그램을 종종 보곤 한다. 지금은 내 피드에 올라오는 셀럽들의 삶을 동경하거나 아는 지인이 여행을 갔다거나 가방을 샀다거나 하는 등등의 이벤트들에 그다지 신경이 쓰이진 않는다. 어느 정도 비등해야 비교를 하고 슬퍼하지만, 지금 내 상황은 생존모드이기에, 그 딴 것들이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내지 않는다.


그러다 생각해 봤다. 남편이 아프기 전 난 왜 그렇게 불행했을까? 돌이켜보니, 그놈의 인스타그램과 블로그가 한몫을 한 듯하긴 하다. 모두들 그렇게 행복하게 여행 가고, 맛집 가고, 명품 사는데, 나는 이게 뭔가 하는 현타말이다. 지금 세대의 불행감은 남과의 비교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들이 한창이었던 그 시절에는 내 이웃보다 조금 잘 사면 위안이 되는 세상이었다. 어느 누가 부동산을 샀다거나, 주식과 코인으로 대박이 나서 명품으로 도배를 한다는 소식을 그렇게 자주 실시간으로 알 수 없었기에 자기 본인들의 삶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하튼, 나는 현재 생존모드에 있다. 그리고 그건 또 다른 축복이 아닌가 싶다. 세상의 광풍에서 한 발짝 벗어나 나와 내 가족의 생존에 대해서만 신경 쓸 수 있으니 말이다.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말은 바로 너에게 집중해야 한다이다. 세상의 광풍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고 결국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야만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는다.


부모가 되니, 괜시리 걱정이 는다. 이런 소셜미디어의 물결에 휩싸여 버리면 어쩌나하는 걱정말이다.


소셜미디어를 보다 보니,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이 세계적인 명품브랜드의 앰버서더가 되었다고 난리였다. 10대인 그 어린아이들이 명품브랜드의 엠버서더가 되었다는 것은 그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굉장히 무자비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명품의 고객층은 돈 많고 나이든 어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린 10대까지 내려와서 그 고객층을 넓혔다는 말인데, 10대는 구매력이 있을까? 그 부모의 구매력을 믿고 이런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겠지만, 너무도 역겨운 마케팅 전략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날 세상이 더욱 더 허상과, 허깨비에 감각이 마비되어 자기를 잃어버리고 누군가의 파렴치한 마케팅의 희생자로 놀아나 버리는 건 아닐까 불행하다는 우울하다는 심리가 곰팡이처럼 쫘악 퍼지는 듯하다.


일체 삼라만상은 모두 꿈, 허깨비, 물거품과 그림자와 같고 이슬 같고 또한 번개 같다. 모든 것을 반드시 이렇게 봐야 한다. - 금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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