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긴다. 어쩔 때는 부당하고 기분 나쁠 때도 있다. 나 역시 이 작은 회사에서도 그런 일을 겪고 있다. 돈을 번다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를 수반하기 때문에, 어쩌면 내 월급에는 그 스트레스 값도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서 판단하고 그것에 기초한 삶을 살고 싶다. 그래야 덜 억울할 거 같다.
회사에서 잡일도 같이 하고 있다. 원래 작은 회사는 멀티다. 그래서 요새 MZ세대들은 좋소(머같은 중소기업을 요새말로 좋소라고 한다)에 오질 않는다. 그들의 빠른 판단을 응원한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피해자가 되지 않기로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잡일은 어차피 내 월급에 포함된 일이다. 내가 이 잡일을 도저히 하지 못하겠다는 결심이 서면 그만두면 된다. 그 잡일로 야근을 해야 한다면 딴 이야기이지만, 여기에서 그 정도는 아니기에 그래 오케이 받아들이겠다. 어차피 잡일 한다고 내가 달라질 건 없다. 잡일은 내가 원해서 받은 건 아니지만 받은 이상 일이니깐 깔끔하게 하겠다 마음먹는다. 휴우 내 결정이니, 맘 편하다.
두 번째 갑작스러운 자료요청에 대한 대응. -> 말한다.
가끔 그런 분들이 계신다. 갑자기 자료 달라고 말하고 한 시간 지나서 왜 안주냐고 쪼는 성격 급한 사람들... 몇 번 해주다 보니 살짝 짜증이 났다. 그래서 자료를 주면서, 담부터는 미리 자료요청 하시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말했다. 급작스럽게 자료 요청하고 빨리 해달라고 재촉하는 건 무례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각자는 자신의 업무 스케줄이라는 것이 있다. 물론 긴급건이 있을 순 있다. 사장 회의라든지 감사라든지 이런 것들, 하지만 습관적으로 타인의 업무 스케줄 그런 것을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지금 당장 달라고 말하는 건네가뭘 하건내 거빨리해 줘라는 이기적인 행위라고 밖에 생각되질 않는다. 말하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다. 너무 아니다 싶으면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 역시 업무할 때는 타인을 배려하면서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아니다 싶으면 빨리 퇴사할 것
이 회사 역시 맨처음부터 아니다라고 생각되었지만 여기에서 당분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방이라 일자리도 마땅치 않고, 무엇보다 아직 남편이 치병 중이라 내가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말 아니다. 사장이 사이코이고 나를 이용만 하려고 한다. 가령 내가 영업사원인데, 미수금을 내 월급에서 떼어가는 미친 사장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탈출은 지능순이다. 이런 사이코 패스 사장들은 직원들을 이용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항상 거짓말하고 사람을 이용해 먹기만 하기 때문에 별별 감언이설로 좋은 말을 해댄다고 하더라도 그만두어야 한다. 그리고 삶에 여유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업무량이 많은 회사 역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직원의 고혈로 밑단의 손익을 불려 사장 주머니로 고고씽하는 구조라서 20대라면 모를까 나이 들어서는 이런 곳에 있다가는 들어가는 약값이 더 많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죽고 싶을 만큼 너무 가기 싫은 회사라면, 나는 퇴사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오빠는 한 회사에서 이십 년 있었고 앞에서 말한 미친 사이코 사장 밑에서 일하다가 산재까지 당했다. 그리고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사장은 모른채하고 있다. 한번 사는 인생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내가 되어야 하고, 그 누구도 내가 희생자가 되었을 때 나를 돌봐주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오빠를 보며 한번 더 뼈저리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