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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불꽃 소예 Sep 04. 2023

불안이 나를 흔들 때는

모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한다.

회사일로 인해서 또 몇 일째 싱숭생숭 기분이 좋지 않고 예민했다. 내가 주도해서 발표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것이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엄습해 왔고 그로 인해 내가 곤란한 일이 생기면 어쩌지라는 불안 때문이었다.


주말에 아이와 뒷산에 올라 맨발을 걸으며 생각을 해보니, 별 일 아니었다. 


설령 파콰드가 나를 죽일 듯이 덤벼든다고 해도 나는 괜찮다. 어차피 나는 내년 2월에 그만둘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어떤 잘못을 했다면, 그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결과를 피할 생각은 없다. 누군가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파콰드가 여론몰이를 하는 것처럼 내 평판이 더러워지면 어쩌지라는 불안과 두려움이 또 나를 휩쓸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건 나의 과대망상이다. 


그가 여론 몰이해서 떨어질 나에 대한 평가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 나를 너무 높은 곳에 올려다 놓은 것뿐이다. 나는 그냥 나이고, 만약 어떤 잘못을 했다면 그에 따르는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그게 아니고, 내 말은 이렇게 하는 순간 나는 이미 그 말을 인정해 버리는 꼴이 되어버린다.' 상황을 '부정' 해라는 말이 아니라, 가령 누군가 '당신이 이러이러한 행동을 잘못했습니다'라고 한다면, 나 역시 생각해 보고 같은 판단이 들었다면, 오케이 알겠습니다.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하고 경솔한 부분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라고 말한 뒤 반성하고 다음부터는 그런 오류를 줄여나가면 그만이다. 그런 일로 내 인격이 파멸되는 그런 극단적인 일은 없다는 말이다. LET GO OF EGO


모든 결과에 대해서 받아들이겠다, 책임지겠다. 나에 대한 평가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마음을 먹으니 나를 감싸던 안개 같던 불안이 사라졌다.


무릇 모든 것은 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어떤 특정 상에 대한 집착을 걷어내고 나면 훨씬 현재에 집중할 수 있고 불안을 내려놓을 수 있다. 


나는 아이에게 교육을 하면서 그런 말을 자주 했다. XX아, 어떤 사람이 제일 멋진 사람인지 아니? 그건 바로 극복하는 사람이야! 모든 것이 완벽하고 실수도 안 하면 좋겠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단다. 엄마도 실수를 많이 하지만, 그걸 알아채고 반성하고 또다시 나아가는 거야, 계속해서 극복해 나가는 그런 용기 있는 사람이 멋진 사람인 거야! 사실 이 말은 내가 나 자신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다. 


딸 역할, 아내역할, 며느리역할,  엄마 역할, 직장에서 맡은 역할 등등 수많은 역할들과 관계 속에서 나는 수많은 실수와 성급한 판단과 행동들을 하는 것 같다. 어쩔 때는 내가 상관격이라서 이렇게 성급하게 행동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성급했던 나를, 경솔했던 나를, 그렇게 알아차리고 고쳐나가다 보면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신중하며,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겠거니 생각하기로 했다. 


내 관념, 기억 속에 완벽하지 못한 나를 그만 자책하고, 그 상황에 대한 변명과 이불킥 그만하고 그냥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어떤 결과가 와도 다 받아들이겠다. 또 한걸음 나아가고 극복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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