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흔들리게 된다.
불안이라는 감정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봤다.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상황에 대해 불안감, 상실, 권태감을 느꼈던 거 같다. 이런 감정은 어떤 고정된 상에 대한 나의 집착이 빚어낸 심리적 상태라고 한다. 바라왔던 지위, 경제적 상황, 대상(가족등)에 대해 내가 품어왔던 어떤 고정된 상이 변화하거나 충족되지 못했을 때 나는 불안해하고, 상실감을 느끼고 무기력함을 느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지금은 이전보다는 덜 불안하고 덜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듯하다. 물론 이것 역시 일시적 상태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는 방법은 어렴풋이 알게 된 듯하다. 그건 고정된 어떤 상에 대한 내 집착을 내려놓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냥 지금 현재에 머무르는 것이다.
내려놓음
내려놓을수록 스스로에 대해 더 편안해짐을 느낀다. 마음을 고정된 어떤 것에 머물게 하지 않고 흘려보내니, 더 자유로움을 느낀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거야'라는 생각에 머물수록 내 시야는 좁아졌고 불안해졌다. 사실 타인의 시각은 타인의 것이기에 내가 상관할 소관이 아니다. 파콰드가 어떤 공작을 펼쳐서 나에 대해 뭐라고 떠들든 간에 그건 그의 영역이다. 외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 그런 연습을 하고 있다. 나에 대해 스스로 품었던 어떤 고정된 상을 버리고 시선을 내 안으로 돌리고 나니, 내가 바로 지금 현재 이 상황을 관망하고 조정할 수 있는, 이 상황의 고삐를 쥔 행동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도권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할수록 더 이상 불안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시야는 더 넓어졌고 내가 취할 수 있는 다양한 태도들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난 결코 피해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남편이 아픈 것이 내 탓은 아니었지만, 나도 모르게 그의 상황이 내 자존감에도 영향을 주었다. 남들보다 못한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듯 생각되었고, 혹시나 남들이 나를 무시하면 어쩌나 하는 피해망상도 가지고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타인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민감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망상에서 벗어나 보는 것, 그리고 스스로 지금 이 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려놓고, 그냥 현실을 받아들일수록 나는 더 큰 그리고 스스로에게 더 편한 나를 만나게 된다. 집착을 버리면 버릴수록, 나에게는 이 모든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무한한 힘과 지혜가 있는 강인한 힘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부처는 집착하지 않음, 내려놓음을 설법하셨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미련을 갖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므로 마음이 물처럼 흘려보내는 것을 가르치셨다."
From 금강경 마음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