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습관에서 모두 벗어나는 연습
남편이 아파지고 나서 우리 집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아마도 어머니께서 본가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남편은 우리가 시골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어머니께 다시 본가로 돌아가시라고 말했다. 내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계시면 나는 육체적으로는 덜 고단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워낙 거의 7년의 세월 동안 단련되었던지라 그냥 아무렇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병원에서 나온 남편은 갑자기 어머니께 본가로 내려가시라고 했다. 물론, 이전에도 남편이 아프기 전에, 어머니를 본가로 보내기 위한 시도는 몇 차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께서는 거센 저항을 하셨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에, 남편의 요구에 어머니는 그냥 내려가실 수밖에 없었다. 큰 변화이다.
지난 1년간은 거의 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기간이었고, 지금은 적응단계를 마친 성숙기에 접어든 기분이다. 남편은 드디어 정서적으로 어머니와 독립을 하게 되었다. 물론, 분가 이후에도 우리 집에 자주 오시긴 하지만, 분가는 분가다.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첫째, 냉장고가 가벼워졌다. 내가 요리를 많이 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냉장고에 보관된 반찬들을 남편이 먹지 않기도 해서 우리는 냉장고에 1주일 이상 된 음식과 재료는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연히, 우리 집 냉장고는 미니멀해졌다.
두 번째 변화는 가족 간에 대화가 조금씩 늘어났다. 어머니께서 계실 적에는 가족 간에 할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 어머니께서는 주로 반찬이야기, 약값이야기, 큰 딸 힘든 이야기 등을 주로 하셨기에 굳이 서로 나눌 이야기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방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거실에 나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공동의 관심사인 아이 이야기 그리고 남편 치병생활 개선점등을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대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세 번째, 바빠졌다. 남편은 어머니께서 계실 때는 거의 침대와 일체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바쁘고 힘들어서 더러워도 못 본 체하고 있다. 그랬더니 이제는 그가 움직여하기 시작했다.
지난 1년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어떤 충격이 오면 반드시 모든 면에서 다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전의 생활에 좋은 점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진정으로 변화를 추구한다면 생활의 모든 면에서 바꿔나가야만 한다. 인간관계, 먹는 것, 입는 것, 수면 습관, 사소한 행동 습관등 모든 것들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불운의 늪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읽어본 풍수책에서도, 이사부터 가라고 했으니, 우리가 이사를 간 건 어쩌면 꽤 괜찮은 선택이었는지도 몰겠다.
When one door closes another door opens라는 말이 있듯이, 하나의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리게 마련이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모든 것들을 바꿔 나가다 보면, 우리 가족을 짓눌렀던 그 나쁜 기운들을 모두 몰아내고, 분명 새롭고 양명한 기운이 나와 우리 가족에게 들어올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내 인생은 분명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CHANGE FOR THE B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