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받아들이라.
남편이 서울에 검진을 받으러 갔다 왔다. 모든 암환자가 그러하듯 이번에도 떨었다. 불안했다. 남편은 이번 사이클에는 통증이 심했던 거 같다며 그리고 너무 더워서 해야 할 일들을 더 많이 하지 못했던 거 같다고 자책했다. 매번 그러하듯, 나는 괜찮다고 잘해왔다고 토닥였다.
브런치 N잡러의 미술관이라는 매거진(삶의 고삐는 누가 쥐고 있는가 (brunch.co.kr))에서 '삶은 늘 불안을 동반한다.'라는 구절을 보았다.
오늘따라 그 구절이 참 마음 깊숙이 박혔다. 정말이지 큰 불안을 동반한다. 그리고 너무나도 많은 굴곡과 좌절, 슬픔을 경험하게 만든다. 이 놈의 인생은 말이다.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우리에게 좋은 일들이 올 거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도 이 불안감이 가끔은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할 만큼 커져버리는 순간들이 다가온다. 오늘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내 내 마음을 다스려봤다. 이런 불안은 하늘 위 구름처럼 지나가는 일시적인 감정이고, 불안이 나라는 존재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어쩌면 나와 남편은 인생의 저점을 지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흐름'이기에 그 흐름이 변화할 수 있음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그 누구도 인생의 변덕스러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불안이라는 감정이 마음에서 일어났을 때는 아. 너 왔구나 그리곤 이내 곧 지나가겠구나하고 마음먹어야 한다. 매 순간 흘러가는 감정, 그 마음을 붙잡고 있지 말고 그대로 흘려보내야 한다고 한다. 그 불안은 현실이 아니며 내 마음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통제할 수 없는 과거에 대한 미련,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모두 접어두는 것이다. 대신, 오직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해야 한다. 다음 주 검진 결과에 무엇이 나오든 우린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있어야 한다. 그렇게 스스로 자기를 다잡아 나가다보면, 그러다 보면 책에서 말하듯 생명의 희열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어쩌면 나도 오늘 브런치글에서 읽은 그 위대한 화가의 마지막 자화상의 모습처럼 단단하고 나 자신에게 편안한 그런 '어른'의 태도가 나올지도 모른다.
승리의 브이를 외치며 오늘 하루도 이 순간의 아름다움에 집중하기로 한다.
================================================================================
매 순간 인생이 흐르고 있다. 병들었든 건강하든, 기쁘든 슬프든, 아무것도 저항할 수 없다. 모든 일과 감정이 인생 그 자체의 선율이다. 그대로 받아들이라. 인생의 모든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면 생명의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따분하고 고통스러워도
인생이 흘러가는 과정일 뿐이며, 좋고 나쁨도 없다.
과거의 마음도, 현재의 마음도, 미래의 마음도 모두 부질없다.
우리는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살 뿐이다.
-금강경 마음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