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을 강화시켜 주는 플라세보
아침의 감사
아침, 눈을 뜨면 집터와 자연에 대한 감사 기도를 올린다. 스님의 말대로 향을 피우며, 맑은 공기에 고개를 든다. 비바람 치는 날엔 생략하지만, 이 의식은 억지가 아니다. 이곳의 공기와 나무가 내게 말을 걸듯 다가오기 때문이다. 감사는,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임을 배운다.
가을, 깨달음의 냄새
점심시간, 회사 근처 강변을 걷는다. 낙엽의 신선한 샌달우드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두 해 전, 남편의 갑작스러운 위기 후 홀로 구인사로 향했던 가을의 공기가 떠오른다. 그때 처음,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느꼈다. 이전의 나는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불안에 갇혀 있었지만, 이제는 낙엽 하나에도 기적을 느낀다. 가을의 냄새는 나에게 '살아 있다'는 감각을 되돌려준다.
의식의 힘
이런 의식 - Ritual-은 내 영혼을 단단하게 만든다. 집 뒤 산의 돌과 나무에 말을 건넨다. 나는 만물과 교감하며 우주의 일원임을 다시 확인한다. 주술적 행운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그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겸허해진다.
작은 씨앗이 나무로 자라는 기적처럼, 내 존재 또한 어쩌면 작은 기적의 한 형태일지도 모른다.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억지로 해석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비로소 내 삶을 온전히 끌어안게 되는 법을 배운다.
오늘도 파이팅
누군가는 이 의식을 미신이라 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기적은 거창한 사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작고 조용한 의식 속에서 온다. 오늘도 나는 자연 속에서 기도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운명보다 강한 내 영혼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