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받아들인다는 말

자포자기인가 아니면 초연한 삶의 태도인가

by 따뜻한 불꽃 소예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가끔은 우울한 기분이 나를 덮치곤 한다.

남편의 상태가 어떠하든 나는 그냥 내 길을 가면 되지만 때론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와 신경이 쓰이고, 아이가 내 말을 잘 따라주지 않을 때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라는 자조 섞은 탄식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아 내 기분이 또 바닥이구나하고 청소를 하고 기도를 하며 기분을 정화하려고 노력했지만, 기분이 다시 괜찮아지지는 않는다, 아직은 수행이 많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유럽의 다른 동료가 It is what it is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안 좋은 상황이라도 그냥 상황이 이런 거야라는 뉘앙스의 말이다. 그래 그냥 뭐 내가 사는 게 이러하다. 별수 있나... It is what it is.


근데, 이건 받아들인다라는 의미일까 아니면 포기한다는 의미일까?


디펙초프라의 책을 읽다가 자연의 존재들은 모두 애씀 없이 노력 없이 마찰 없이 자연스레 살아간다는 구절을 발견했다. 그냥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그 말, 오늘 나는 내게 주어지는 사람과 상황, 환경 그리고 일들을 받아들인다는 그 말은 나를 전율시켰다. 내 머릿속으로 이러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관념을 버리고, 닥치는 대로, 발생하는 대로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큰 용기이다. 상황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나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까? 디펙초프라는 혼돈으로부터 해결책이 저절로 나올 것이며,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내어 맡길 수 있을 때 삶의 즐거움, 모험, 마법과 신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정말?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바깥세상을 바라봤을 때 아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았기에 내맡김이 가능했다. 하지만 궂은 날씨에도 내가 이렇게 행복해할 수 있을까? 최근에 나에게 이직 제의가 왔다.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들떴다. 그런데 그 회사에서 제시한 연봉이 생각보다 너무 낮았다. 하지만, 나의 낮은 자존감은 그 회사에 성급하게 그 오퍼에 대해 알겠다고 말해버렸다. 그리곤 주말 내내 내가 내뱉은 그 자신감 없었던 그 말을 곱씹게 되었다. 왜 그렇게 성급하게 그들의 터무니없는 제안을 수락한 것일까? 그건 내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다. 혹시나 지금 회사가 어떻게 되면 어쩌지? 남편이 저런 상황인데 나까지 돈을 벌지 못하면 어쩌지? 나에게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이런 황당한 두려움이 나를 덮친 거다. 물론 오늘 아침 내가 성급히 수락한 그들의 오퍼에 대해 번복을 하긴 했다. 인생은 똥멍충이고 혼돈 그 자체이다. 그러니 너무 앞서나가 걱정하지 말자. 그 무엇이 오든, 나는 잘 극복할 것이다. 2년 전 남편이 쓰러졌을 때 그랬던 거처럼 말이다. 그 혼돈으로부터 해결책이 나올 것이고, 또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험과 신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믿어보자.


No Matter what the situation reminds yourself, "I have a choice"

디펙초프라의 이 말이 나에게 용기를 준다.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이 똥멍청이 같은 이 삶 속에서도 아마도 재미있는 순간들, 마음이 뿌듯해지고 빛나는 순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불안해하지 말고 힘 빼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자. 그 어떤 상황이 닥쳐온다고 하더라도, 나는 빛나고 우아하게 웃음을 짓고 있겠노라. 매일매일 내게 주어지는 사람과 상황, 환경,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들이 제시하는 신비를 경험하겠노라. 그러고 보니 참 멋지고 신묘스러운 인생이다. 내 인생은 기적이다.



받아들임을 통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있는 그대로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온 우주는 지금 그래야 하는 대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뜻 - 우리는 어떤 것이든 그것이 지금 어떠해야 한다고 우리가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자신이 문제로 여기는 모든 사건과 상황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디펙 초프라 '성공을 부르는 일곱 가지 영접법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