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짧아지고 있다. 그래서 내 기상시간도 덩달아 늦어졌다. 하지만 언제 일어나든 빠지지 않고 하는 일들이 있다.
일단 일어나자마자 침대에서 '내 삶은 기적이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물 한잔을 마신다. 그래도 깨지 않는 정신을 믹스커피를 타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건 나의 나쁜 습관이지만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마당으로 나간다. 매일 아침 마당으로 나가 향을 태우며 우리 집 뒷산님께 인사드리고 맑은 공기를 내 폐 속으로 빨아 댕긴다. 이건 내게 거의 의식과도 같은 루틴이다. 새벽의 차고 맑은 공기 그리고 밝아오는 아침 하늘을 보는 것 이건 내 인생에 한줄기 빛과 같은 행복이다. 그리곤 요새는 우리 집 강아지에게 사랑한다고 쓰담해 준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지난주부터 새롭게 명상을 시작했다. 이건, 책을 보다가 긍정확언을 쓰면 내 무의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시작해 봤다. 그리고 네팔에서 제작되었다는 싱잉볼을 돌려보는 것도 덧붙여 하고 있는 의식 중 하나이다. 이런 의식들이 내 주위 에너지를 정화시켜 주고 에너지 주파수를 올려주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으며 하나씩 해 나가고 있다.
아침을 잘 시작한다는 것은 하루 기분을 조금이나마 좋게 유지시켜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내 정신을 고요히 만들어주는 듯하다. 시골에 살고 있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침이라는 시간 자체가 그런 고요함과 평온함을 가져다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기분이 저녁까지 이어지진 않는다. 어제도 사실 나는 내 현실과 싸우며 원망하고 분노하고 좌절했다. 일상의 일들은 때론 에너지를 고갈시키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바와 충돌하며 내 안의 데카(분노의 신)를 깨우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아침을 기도와 명상으로 시작하다 보며 그 고요와 안정이 내 하루 전체, 내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수행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스님들께서 매일 자기 수행을 하시듯, 나 역시도 매일 아침마다 이런 기도와 명상을 하며 나를, 내 마음을 다스려 나가기로 했다. 내 마음을 잘 다스리다 보면, 나 같은 T형 엄마도 우리 F형 아들을 100% 보담으며 지금 우리의 상황이 그 아이에게 어두운 기억이 아니라 '아름다운 정서'로 남아 있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따뜻하고 행복했노라며 말이다.
정말 어떻게 될지는 신만이 아실 테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나는 이렇게 제대로 아침을 고요히, 차분히 시작하며 내 무의식을 정화하고 바꿔나가리라 그래서 내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행복과 평온'을 찾고 그 밝은 기운을 '내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