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순전히 내 몫이다.
주말에 시어머니께서 집에 오셨다. 남편의 병원 일정이 너무 늦게 끝나 아이 하원에 문제가 생겨 어머니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내가 반차를 써도 될 일이지만, 남편은 기어이 어머님을 집에 모셨다. 에휴... 어머님은 아들네에 오셨지만 무엇이든 자신의 스타일대로 하신다. 뒷마당 텃밭에 내가 꽃씨를 뿌려놓은 것도 생각하지 않으시고 자신이 가져온 모종을 여기저기 다 심으셨다. 내 집이지만 자기 마음대로 이것 저것 사오셨네... 이전에 텃밭을 경작한 경험이 있어 노련한 노하우로 풀이라는 풀도 다 뽑으셨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만, 며느리인 나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영역에 누군가 내 허락 없이 와서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나를 별나다고 해도 별 수 없다. 그냥 내 기분은 그렇다. 이사온지 한 달이 지났지만, 친정식구들은 아직 부르지 못했다. 짐도 다 정리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코로나가 걱정이 되어서 부르지 않았지만, 시댁 식구들은 몇 번이고 다녀갔다. 물론 하나하나 이렇게 치사하게 비교하면 안 되는 거긴 하지만 내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냥 그랬다. 속이 좁다고 해도 별수 없다. 그냥 기분이 편치 않았고 아니 속상했다. 우리 부모님은 무슨 죄가 많으셔서 매일 아침 사위 건강 회복 기도를 드려야 하고 나는 결혼 후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이렇게 일하고 있는 것인가? 남편은... 그다지 좋은 사위도 좋은 남편도 아니었는데, 시댁 식구들은 나에게 미안하지도 않은가?라는 별 우스운 피해의식까지 생겨난다.
아휴 그래도 털고 일어나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 기분을 잘 정리하도록 해야겠다. 이 어지러운 마음도 한차례 쏟아지는 장마빗처럼 그냥 속 시원하게 한번 뿌리고 지나가버리면 좋겠다. 훌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