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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나만 몰랐던 부자 되는 법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 걸까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것일까

by 따뜻한 불꽃 소예

주말, 평소처럼 청소를 하며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넷플렉스 다큐멘터리 < 나만 몰랐던 부자 되는 법>을 틀었다. 단순한 배경음처럼 시작했던 그 프로그램은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줬고, 나는 다시 한번 제대로 앉아 시청할 계획까지 세우게 되었다.


쇼에 등장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수입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그들의 소득이 적은 것도 아니었지만, 모두 돈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그로 인해 가족과의 관계마저 악화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 모두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꺼렸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자연스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 역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면서도, 은근히 돈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수입보다 많은 지출을 하진 않았지만, 지난 1년을 뒤돌아보면 보복성 지출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투자나 금융공부 역시 한동안 뒷전이었다.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부자가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안주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의 은퇴 이후의 삶을 지켜보며, 돈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결국 내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스며들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이제부터는 돈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고, 대화하자. 그 쇼를 보며 내가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1. 내 재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자.

한 달 수입과 지출을 먼저 정확히 정리해야 한다. 카드비, 공과금, 아이 학원비, 보험료 등등. 수입이 지출을 상회하는 구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하며, 카드 돌려 막기와 같은 생활은 절대 금지다.

그렇다고 자린고비처럼 살자는 말은 아니다. 쇼의 호스트도 말했다. '하루 라테 한 잔 줄인다고 부자가 되는 게 아니다.' 여유 없이 절약하며 사는 것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예전에 읽은 김승호 작가의 책에서도 인생을 군사작전처럼 살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2. 돈에 대한 통제권은 내 손안에

재산을 위탁하는 순간, 통제권은 사라지고 수수료는 늘어난다. 내가 직접 관리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Money System'이라는 개념이 아직은 조금 낯설지만, 자산 관리를 자동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인 듯하다.


3. 미래 소득을 당겨 쓰지 말자.

현재 수입이 영원할 거이라는 착각은 위험하다. 과한 쇼핑, 무리한 대출, 고가의 자동차나 가전 구매는 모두 '남의 돈'에 대한 과신에서 비롯된다. 대출이 있다면 이자 감당 범위 안에서 유지하고, 가능하면 빠르게 갚아야 한다.


4. 투자는 느리고 지루한 길

화려한 수익률을 자랑하는 파생상품이나 코인은 도박에 가깝다. 안정적으로 연 8-10%의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 내 주식계좌를 보면, 그건 거의 신계(神界) 같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방향은 알았다.


5. 무리한 내 집 마련은 금물

'집을 꼭 소유해야 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은 깔고 앉은 돈이다. 쇼에 나온 한 사연자는 자가집을 임대를 줌으로써 이자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었는데, 그런 현금창출이 되는 부동산을 보유한 것이 아니라면 "자산의 유연성"(FELXIBILITY)을 해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집이 '투자자산'이 될 수 있을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6. 계획하자. 비상금부터!

직장이 있다고 안심하지 말자. 실직 같은 'Rainy Day'를 대비해 6개월치 생활비는 마련해둬야 한다. 여행, 집수리 등 큰 지출도 미리 계획해 두면 죄책감 없이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남편이 아픈 지금, 나는 자산관리를 더 철저히 했어야 했다. 그 점이 후회로 남는다.


7. 부는 네트워킹에서 나온다.

쇼의 호스트 홈페이지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당신의 부는 관계, 경험, 커뮤니티에서 나온다." 실제로 많은 부자들은 경험, 여행, 관계를 위한 소비는 아까지 않는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다양한 자극은 삶을 전진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이 부분은 나도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결국, 결론은 하나다. 돈에 대해 확실한 철학을 갖자.

그리고 그 철학은 두려움이 아닌, 긍정적인 감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태도는 이제 그만.

희망을 품되,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지출하며, 현실 가능한 투자로 조금씩 부를 쌓아가자.

부자처럼 보이기 위해 돈을 쓰는 대신, 진짜 부자는 어떻게 살까를 상상하는 삶.

그 상상이 계속되면 언젠가 현실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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