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식구와 며느리의 입장차이

우리 서로의 입장이라는 게 있다.

by 따뜻한 불꽃 소예

연초, 남편과 시어머니, 큰 형님이 통화를 한 일을 듣고 며칠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머릿속은 원망과 분노로 가득했고, 도무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작은 형님에게 전화를 걸어 내 속마음을 쏟아냈다. 남편이 여전히 어머니를 걱정하며 부양의무를 잊지 않고 있음을 알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오늘 아침, 문득 물었다.

"이번 갈등을 통해 내가 확인한 건 무엇일까?"


교차할 수 없는 시선들

남편이 말기암 환자이기에, 그의 가족들이 더 배려하고 이해해 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그건 내 기준일 뿐, 그들의 태도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이었다. 결국 남편과 그의 가족 문제는 그들 몫이다. 나는 곁에서 바라볼 뿐, 대신 짊어질 수는 없다.


며느리와 시댁은 언제나 교차할 수 없는 시선 위에 서 있다.

나는 내 입장을 이해받고 싶었고, 그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서로 다른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을. 내가 공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욕심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이유, 각자의 사정

나는 머릿속에서 늘 빌런을 만들고, 스스로를 피해자로 두곤 했다. 하지만 시어머니도 그녀만의 사정이 있었다. 시아버님과의 오랜 불화 속에서 남편에게 지나치게 의존했고, 아들이 아프자 딸들에게 하소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딸들은 "불쌍한 엄마"의 입장에서 우리 가족을 바라보았겠지. 결국 모두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자리에서 말하고 행동했을 뿐이다. 그냥 각자의 이유와 사정이 있었던 것이겠지.


나답게 서기 위하여

나는 착한 며느리가 될 수 없다. 될 생각도 없다.

그 대신,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분노와 상처로 자신을 갉아먹기보다, 조금은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싶다.


모든 이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택을 한다.

그렇다면 나는, 내 자리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새해에는 상황의 피해자가 아니라, 이 삶을 주도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조금 더 웃으며, 조금 더 나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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