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YES"라고 말하는 법 - 현존의 깨달음

뜻밖에 발견한 보살과 에그하루트 톨레의 현존한 자

삶에 YES라고 말하는 순간, 고통조차도 나를 성장시키는 선물이 된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어느 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그 법문 속 한 문장이 유독 귀에 박혔다.

'보살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순간, 에그하르트 톨레와 디팩 초프라의 책에서 읽었던 **현존**의 개념이 떠올랐다.

서양 철학과 동양의 가르침이 이렇게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사람이 약해지는 이유는 결국 미래가 두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미신에 기대고, 종교에 매달리고, 절대적인 무언가가 있다고 믿으며 불안을 잠재우려 한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풍수, 사주, 종교, 각종 리츄얼까지 -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하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 멈췄다. 아침마다 향을 피우고 기도하던 그 모든 의식을 내려놓았다.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사바세계의 고통을 인과의 법칙으로 설명한다.피하려 하지 말고,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가르친다. 카르마의 무게를 인정하고, 업장을 소멸할 기회로 삼으라는 말이다.

참, 잔인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삶의 이치일지도 모른다.

나는 왜 그렇게 누군가를 미워했을까. 결국, 내 불행한 생활의 원인을 누군가에게 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내가 선택한 인연이고, 내 카르마다.

그래서 이제는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늘 아침엔 아이를 위한 식사를 준비하고, 우리 집 개를 쓰담듬고 집을 나섰다. 이 아이들은 내 손길을 참 좋아한다. 그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남쪽 지방의 겨울 공기가 코끝을 시리게 하지만, 나는 이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사랑과 따뜻함을 발견하려 한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만약 내가 삶의 모든 순간에 **YES**라고 말할 수 있다면, 아마도 그게 현자들이 말한 현존의 경지일 것이다. 불교식으로 말하자면, 보살의 마음에 가까워지는 길.

무엇이 되었건, 나는 내게 주어진 이 삶을 더 끌어안기로 했다.

때론 시리도록 아프지만, 그래도 여전히 감사하다.

그래서 오늘도 마음속으로 외친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을 위해서는, 얼마나 작은 것으로도 충분한가!
가장 미미한 것, 순간의 눈빛, 한 줄기 미풍...
이 작은 것들이 최고의 행복에 이르게 해 준다.고요하라.
--- 에그하루트 톨레, 류시화 옮김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이 시린 겨울이 있기에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고
이 추운 떨림이 있기에
아픈 마음들을 헤아리네.
--박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