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유퀴즈에 나온 김경식, 이동우 님의 우정을 보며 그리고 그들이 인생으로 보여주는 삶의 자세를 보면서 큰 감동을 느꼈다. 김경식은 "다 필요 없어요, 그냥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게 다예요. 감사하고 그런 거죠."라고 말했는데, 그 간단한 말에 나는 정말 전율을 느꼈다. 그래 사는 게 별게 아니다. 살아 있다는 그 사실에 감사해하며, 주어진 이 삶을 받아들이고, 감사해하고, 또 사랑을 나누며 사는 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것이 아마 삶의 고난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위 회복력(resilience)의 비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생이라는 게, 기승전결이 아니라 진행 중인 거죠. 오늘의 고민이 해결됐지만 다음에 또 어떤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몰라요. 면역력이 생겼다는 건 아니고, 나는 그저 오늘 주어진 나의 일을 할 뿐인, 그런 거죠. 더 포장할 것도, 더 띄울 것도 없이 그냥 그런 거예요. 고민은, 문제 상황은 반드시 또 와요. 그러면 그걸 또 해결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새롭게 시작하면 되는 겁니다." from 김경식 인터뷰
인생의 전반부에서 큰 성공을 누렸던 그들이지만 삶의 시련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거의 영광보다는 작아진 그 위치, 그 현실을 때론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지만 김경식과 이동우 님은 그 주어진 삶을 기꺼이 포용하고, 현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큰 한방', '재기'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사람이 잘 나갈 때 나이스한 모습을 보이기 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의 진가, 그 사람의 실력은 어쩌면 인생이 자기 의도와 정반대로 전개될 때 보이는 모습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삶, 말하자면 명예, 부, 직위, 아름다움 등 눈에 보이는 그 모든 것들은 사라진다. 그리고 그 성패는 대개 운의 영역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하기에, 잘되기만을, 성공만을 위해서 살아가기보다는 삶을 다루는 내 자세를, 내 태도를 정비해 나가는 것이 역경을 맞이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삶에서 불행은 때때로 찾아온다. 무작위 하게 말이다. 하지만, 그 무작위의 불운에 굴복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는 '성공하겠다는 집념, 반드시 재기하겠다는 패기' 보다는 이전보다 한층 더 힘을 빼고, 그 삶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달라진 그 현실 속에서 현재에 집중한다면, 다시 한번 솟아나 삶이라는 그 신명 나는 장(Field, 場)에 뛰어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름다웠던 벚꽃은 지지만, 그 자리에 어느새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 오고 가고, 머무름 없이 벚꽃은 자연은, 이미 다시 새롭게 나아가고 있다. 그러니, 나 역시 내 안의 회복력을 믿으며 현재 속에서 즐겁게 그 어떤 것에도 머무름 없이 살아가면 된다. 대박이 터질 수도 안 터질 수도 있지만, 그 무엇이 되었건, 나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태도로 살아간 것이니, 그걸로 난 만족한다. 김경식과 이동우님과 같은 고수의 삶의 태도로 말이다. 화이팅!
살아 있음에 더없이 감사하며, 내게 주어진 그 모든 것을 수용하고 감사해하는 것, 바로 그때 내 안에 그리고 내 삶에 평온과 삶에 대한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