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뜻한 불꽃 소예 Apr 26. 2024

Be a bitch

민희진의 기자회견을 보며 든 생각

회사에서 사람들이 민희진 기자회견에 대해 설왕설래하며 웅성거렸다. 나는 바빴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집에 가서 찾아보니 와우 대단한 현장이었다. 설익고 거친 언어가 오갔고, 난감해하는 변호사의 모습과 감정적으로 격해진 모습들... 어쩌면 PR 전문가들이 봤을 때 최악이라고 말할 만한 기자회견이었지만, 이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갈리는 듯하다. 


나는 그녀를 보면서 든 생각은 '여자'가 사회생활 할 때 저 정도의 깡다구는 있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 누구도 진실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처절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그녀의 당당함이 멋있게 보였다. 그 누구가 고상한 척하고 싶지 않으리, 그 누구가 이성적이고 정돈된 모습만 보여주고 싶지 않으리 하지만, 어쩌면 전쟁 같은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때론 내 안의 거침과 강인함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특히나 여자일 경우에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커리어를 보니, 정말 수직상승한 건 맞는 거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 분명 그녀를 나락으로 보내려고 한 적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하이브라는 대기업 앞에서 결코 기죽지 않고 어쩌면 '드센 년'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될지라도 내 작품에 대해 물러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는 그녀의 그런 당당함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 물론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드센 년

이런 이미지는 나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 드세다는 이미지는 나를 순종적인 누군가로 만들기 위한 어느 누군가의 잘못된 프레임에 의한 것일 때도 많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드세다는 이미지를 당당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네 저 드셉니다! 상관격이라 더 그런가 봐요!!!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나보다 훨씬 나이도 많고 경력도 많은 아저씨들이 뒤에서는 온갖 더러운 험담으로 나를 괴롭히고선 앞에선 척하며 위선적으로 이야기하거나, 나에게 드세다는 이미지로 압력을 가할 때도 많다. 그것도 가스라이팅이거든요!!! 그럴 때마다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직까지 나에겐 야생의 푸른 본능이 남아 있어 그렇게 길들여지고 싶진 않습니다.' 그리고 '전 원래부터 드셉니다.' 


할 말이 있으면 직접 일대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론전을 하면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분위기를 조장해서 사람을 내보내는 그런 더러운 수법 이제는 안 통한다. 물론 이건 민희진과 하이브의 관계를 말하는 게 아니라 내 직장생활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난 그 사안을 잘 알지 못한다. 


무튼, 누구가 나에게 XX 하다고 부정적인 말을 할 때 그 말에 수긍할 수 없다면 Walk away! 그냥 그 자리를 떠나자. 좋은 사람인척 하며 뒤에서 온갖 나쁜 짓은 다하는 비겁하고 위선적인 사람보다는 차라리 나는 그냥 Bitch가 되는 쪽으로 노선을 정했다. 이미 굳어진 이 드센 이미지는 그냥 계속 가져가기로 맘 먹었다.


그나저나 그녀의 행방이 궁금해진다. 어쨌든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해 많은 사람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된 계기는 확실한 거 같다. 


DON'T BE AFRAID OF WHO YOU ARE.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말자. 어차피 욕할 놈은 무슨 짓을 해도 욕한다. 잘가라, 찐따같은 놈아.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것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