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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불꽃 소예 May 14. 2024

회사일이 그냥 그럴 때마다

긴 호흡으로 간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를 뿐. ZONEBURR

회사일이 바쁠 때도 짜증 나지만 일이 없을 때도 그냥저냥 마음이 부웅 뜬다. 괜스레 회사 다니기가 싫어지고, 사람들이야 원래 별로 친하지 않았기에 더 말할 것도 없다. 남초회사에 다니면 스님들의 묵언수행처럼 거의 하루종일 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보고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회의 때나 외국인들과 주로 대화하고 현업과는 업무파악을 위해 마감 때 주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미 파콰드 덕분에 사람들과의 사이가 냉랭해진 회사에서 스몰토크를 나눌 동료도 사실 없다. 그리고 예전에 눈치 없이 스몰토크를 하다가 그 이야기가 파콰드에게 모두 보고되고 험담 소재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듣고 나선, 내 입을 더 닫게 되었다. 예전에 여초회사 다닐 때는 나름 재미있었다. 같이 몰려다니며 개그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상사 험담도 슬며시 하고 말이다. 그런 스몰토크가 가끔은 그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곳도 나를 백 프로 만족시켜 줄 만한 곳은 없다. 그 좋았던 곳에서도 불만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니 나는 원래 투덜이 스머프였다고 인정하고 이곳이 주는 장점을 간직하기로 했다. 최근 읽고 있는 책 - 불변의 법칙에서도 "모든 직업에는 싫은 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어느정도의 "불편함"과 "비효율성"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짧지 않은 직장경력과 적지 않은 이직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은 때론 '존버'정신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 존버 정신이 요즘 같은 시대에 '미련해 보이는 전략'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회사를 옮겨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 (-급격한 매출급감으로 인한 구조조정, 미친 싸이코 + 그 싸이코가 직속 상사여서 하루하루 지옥이다 etc)가 아닌 경우, 좀 진득이 있다 보면 괜찮아질 때도 있다더라. 난 그 임계치를 채우지 못하고 이직을 해서, 뒤에서 더 크게 울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Keep Scribbling and something will happen! 계속 끄적여라 그러다 보면 뭐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구절을 한 책에서 발견했다. 어쩜 인생이 그럴지도 모른다. 계속 끄적이다 보면 언젠가 좋은 대운을 만나 한방이 터질 수도 있고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요점은 계속 시도하고 끄적이고 있어야 한다. 그래 결국에는 현역에 있어야지 그 한 번의 챈스, 기회가 온다는 말이다. 방구석에서 그 한방을 꿈꿀 순 없으니, 뭐 같은 직장동료 얼굴을 매일 봐야 하고 역겨운 유해 화학가스 냄새를 맡아야 하는 뭐 같은 직장이지만 우리 아들 교육 시켜줄 수 있을 만큼, 남편이 저렇게 된 마당에 우리 가족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생계 수준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감사한 직장임을 잊어선 안 되는 거 같다. 그 에누리 없이 치러야 하는 비용 끝에는 달콤한 월급이 있고 그리고 하루하루 또 계속 끄적이다 보면 또 좋은 시절인연을 만나 호기로운 날들을 보낼 수도 있을 거란 희망을 품어본다. 시절인연이 있다고 한다. 내가 어딜 간다고 그 좋은 시절 인연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니고, 진득이 좋은 마음으로 매일 잘 있다 보면 또 내게 좋은 시절인연이 온다.


당장 내 눈앞에 알짱거리는 파리에 시선을 빼앗기지 말고, 긴 호흡으로 멀리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들 대학교육까지 시킬 수 있다. 눈앞의 파리들이 너무 짜증 나게 할 땐, 이런 텐베이비들 이런 텐베이비들, 텐베이비들 삼창하고 다시 또 하루를 시작하면 된다.


철학관에서 이제 곧 나에게 따씬 시절이 온다고 한다. 그러니 포기 말고 존버~~~~

모든 나이스하고 섹시한 것들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의 지루함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내 삶은 모든 면에서 날마다 좋아지고 나아지고 있다! KEEP GOING! ZONEBURR~~~



장기적 성공과 발전의 연료가 되는 것은 인내심이다. 힘들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묵묵히 견디는 것은 결점이 아닌, 적장한 수준의 불편함을 받아들일 줄 아는 장점이다. 


기억하라. 대부분의 일에는 비용이 따르며 이를 인정하고 기꺼이 치르는 것이 현명하다. 그 비용이란 적당한 양의 불편함을 견디는 것이다.


from 모건하우절 '불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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