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중요한 손님이 왔다 갔다. 회식자리에 하필 내 자리가 그 손님들 옆이었다. 아 OTL, 오신 손님이 불편해하면 안 되지 하고 대화를 계속 주고받은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아침, 아 말단인 내가 뭐 하러 그런 이야기까지 했을까 하고 벽에 내 머리를 꽝꽝 찍었다.
찝찝하고 그냥 창피한 기분이 이어지다. 갑자기, 영화 300의 페르시아 왕의 대사가 떠올랐다.
"나는 관대하다, 아이 엠 카인드"
나는 왜 이렇게 나 자신에게 완벽한 모습을 기대하는 걸까라는 자각이 들었다. 그렇게 가혹한 잣대로 스스로 완벽해야 한다고 나를 몰아붙이고 있는 거지?! 어떤 순간에는 나 자신이 정말 못나 보이고, 찌질할 수도 있고, 건방질 수도 있고 또 멍청할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나에 대한 이상향과 너무 멀어진 내 현실 모습 때문에, 그렇게 스스로에게 불만족하고 관대하지 못하는 것일까?
좀 더 관대해지자.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고, 찌찔하다. 그러니, 너무 나 자신에 실망할 필요도, 못난 내 모습에 좌절할 필요도 없다. 내가 나에게 가혹해질수록 관대하지 못할수록, 아이에게도 가혹한 잣대를 들이 밀고, 더 나아가 타인에게도 지나치게 높은 도덕적 잣대로 평가해 버리는 꼰대가 되고 있다. 나 자신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일수록 내가 남을 바라보는 스펙트럼도 넓어질 것이란 생각도 든다. I'm worth it! 무엇을 하던지 말이다.
이런 모습, 저런 모습도 다 나의 한 모습일 뿐이다.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을 내가 모두 수용하기에,
나는 나에 대한 어떤 마음의 걸림도, 두려움도 없앨 수 있기에, 나에 대한 뒤바뀐 헛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 어떤 모습으로도, 어떤 증명 없이도 나는 나로서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는 관대하다. 나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