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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환경을 바꾼다는 것, 그리고 푸지게 살아간다는 것

by 따뜻한 불꽃 소예

드디어 우리 가족은 아들을 위해 신도시로 이사를 했다. 3주째, 다행히 아이는 새로운 학교에 잘 적응 중이다.


돌이켜보면 이전 시골학교에서의 시간은 아이와 나에게 상처 그 자체였다. 폐쇄적인 문화, 작은 사회의 횡포, 방임하는 학교 행정... 아이의 개성은 존중받지 못했고, 나는 수많은 민원 전화와 싸워야 했다.

그곳은 내가 막연히 꿈꿨던 '시골 학교의 순수함'따위와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지금 이사 온 학교는 다르다. 비록 과밀하급이지만, 적어도 특정 집단의 횡포는 없다. 무엇보다

'놀이에서 소외시키는 것도 폭력'임을 가르치는 학교.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안심이 된다.


나는 믿는다. 인간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맞지 않는 환경이라면 과감히 벗어나는 게 답이다.

운 좋게도 우리는 그 결정을 할 수 있었고, 아이의 자존감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나도 변했다. 예전엔 아이를 훈육할 때 '너, 왜 이렇게 못하니'라고 지적하기 바빴지만,

지금은 말한다.

"너는 그냥 평범한 남자아이야.
하지만 네가 더 멋진 사람이되고 싶다고 했잖아.
그래서 엄마가 알려주는 거야."


육아는 여전히 어렵다. 정답도 없고, 내가 잘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운 날도 많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내 아이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줄 책임이 나에게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가장 큰 지지자가 되어주겠다는 다짐.


"엄마가 가난하지. 네가 가난한 거 아니야.

쫄아 붙지 마. 너는 푸지게 살아."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중


그래,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해주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말해줘야 한다.

"쫄아 붙지 마! 소예야, 푸지게 살아!"

나는 오늘도 내 아이와 나 자신에게 이 말을 힘껏 외쳐본다.



"쫄아 붙지마!!! 소예야 푸지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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