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일까 아니면 나를 찾아나가기 위함일까
책의 시작
나는 꽤 책을 읽는 편이다. 처음엔 나는 '책 읽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좋아 허영심으로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읽는다.
초등학교 4학년, 동네 책방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이 시작이었다. 시각장애인 소녀가 연극 수업에서 재능을 발견해 스타가 되는 이야기였는데, 그때 나는 스토리의 재미를 느꼈다. 부모님이 생계를 꾸리느라 바빠 놀러 가지 못했던 어린 나는, 책으로 세상을 구경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결핍을 책이 채워졌다.
혼란 속의 질서
어릴 적, 집은 감정의 싸움터였다. 어른들의 불만과 분노 속에서, 나는 질서를 찾고 싶었다. 책은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삶의 의미, 인간의 마음, 관계의 법칙 -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들을 책에서 배웠다. 지금도 삶은 혼란스럽다. 때론 나도 아들에게 감정을 쏟아낸다. 그래서 더 읽고, 더 쓴다. 내 감정을 부드럽게 다듬고, 어린 시절 보지 못했던 어른이 되고 싶다.
성숙한 어른으로
내가 꿈꾸는 어른은 이런 사람이다. 남을 이해하면서도 자신을 지키고, 감정을 억제하지 않으면서 책임지는 사람.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사람. 최근에는 톨레의 책을 읽으며 "지금 이 순간"을 배우고 있다. 고요하고 현재에 머무는 힘, 그 단순하지만 깊은 가르침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나를 한 번 더 바라보게 만든다.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지만, 매일 읽으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아이에게 주는 홈
무질서한 세상 속, 나는 아이에게 따뜻한 "홈"을 주고 싶다. 삶의 의미를 헤매지 않도록,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믿음직한 어른이 되고 싶다. 책은 그 길을 비추는 등불이다.
#브런치에세이, #내가나를돌보는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