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거기 있어도 된다

겨울을 건너는 너

by 따뜻한 불꽃 소예

너, 거기 있어도 된다.


너,

거기 가만히 그대로 있어도 된다.


너 거기 웅크리고

잠시 쉬어도 괜찮다.


너 거기 웅크린 채

얇은 잔털 같은 뿌리에 힘을 뻗어

가만히 있어도 좋다.


너 거기 숨을 고르며 쉬는 동안

나는,

니가 빼꼼히 고개 들어

작은 연두빛 살결을 보여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나는

너의 애씀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나는

너의 새초롬하고 앙증맞은

노오란 수줍음을

기억하고 있으니까.


니가 끝내

이 겨울을 지나

다시 내게 고개를 내밀어 줄 것을

알고 있으니


너,

그대로

가만 가만 있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