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면서 너를 지키는 방법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사소한 일에도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많다. 요즘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남편의 식사다. 독한 항암치료를 끝낸 남편에게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잘 먹여야 해요." 나도 안다.하지만 직장을 다니며
매 끼니를 정성껏 챙긴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어제는 손이 많이 가는 오징어순대를 만들었다. 그런데 남편은 비린내가 난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속에서는 울화가 치밀었지만, 참았다."네가 잘 먹으면 좋겠어."그렇게 말하고 넘겼다.
남편은 가끔 이런 말을 한다."당신이 나보다 성숙하잖아.그러니까 부드럽게 말해줘.그럼 내가 당신 말을 들을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 밑바닥에서 화산처럼 분노가 치솟지만, 나는 큰 숨을 내쉬며 마음을 다스린다.
생각해보면,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결혼 생활은 리듬이라고 한다.
비난하지 않고, 힐책하지 않는 것이 오래가는 부부의 비결이라고들 말한다.
결혼 초에는 서로를 비난하고, 나는 침묵으로 버티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비난을 멈추고,침묵이라는 벽도 조금씩 허물고 있다.
남편은 암 발병 후 사업을 접고 치유에 집중하고 있다.그런 남편에게서 때때로 깊은 우울감과 무너진 자존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내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었다."너를 다치게 하면 안 되니까."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는 도를 닦는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
하지만,나는 깨달았다. 그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내 마음부터 지켜야 한다는 것. 그래서 나는 내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부드럽게 표현하기로 했다.그리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며 내 마음을 정리하고,스스로를 다독인다.
쉽진 않지만, 이 긴 여정이 끝나면 분명 더 성숙한 내가 되어 있을 거라 믿는다.
약함이 강함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굳음을 이긴다.
(弱之勝强, 柔之勝剛)
노자 '도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