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와중에도 순탄하게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더라...
괴강 일주를 가진 나는 직장생활이 쉽지 않다. 아마도 그놈의 성격 때문이겠지. 하지만 동시에 신약 하기에 나는 사업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도 나는 직장 생활을 할 때 그나마 가장 속 편했던 거 같다. 따박따박 월급 나와, 공휴일 다 쉬어도 맘 편해, 그리고 월급 주고 휴가까지 있네... 최저시급/ 4대 보험률이 올라도 전혀 마음에 부담 없어~얼마나 좋으냐, 평생 장사를 하셨던 나의 어머니는 나에게 항상 직장생활이 최고라고 하셨던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벌이를 한다는 것은 힘들다. 사업을 통해서 건, 남 밑에서 일해서건 밥벌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남의 것을 가져온다는 행위를 수반하기에 그렇게 순탄할 수는 없다. 긴장감과 신경 쓰임은 필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년 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너무도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잘 헤쳐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관찰기를 하나씩 정리하고자 한다.
1. 그들은 기본적으로 정서가 안정되어 있다.
옛날에는 모대기업에서 관상가와 역술가를 대동하여 면접을 봤다고 한다. 그리고, 블라인드 면접이 널리 퍼지기 전에는 '너희 부모님 뭐하시니'가 단골 질문 중 하나였다. 왜 그런 구닥다리 행태를 했을까? 그건 대개 안정된 사주/관상/가정환경을 가진 사람들이 안정된 정서를 가졌다고 판단했을 수 있고, 그런 사람일수록 장기근속하더라는 내 맘대로의 추론을 해본다. 경험적으로 기본 정서가 안정적인 사람들은 남과의 충돌이 적은 거 같았다. 내적으로 화가 많을수록(분노조절 장애자 같은), 고객에게, 직장동료 및 부하직원에게도 관대하지 못하고 항상 신경질적이며 속 좁은 행동을 보인다. 물론 이런 정서라는 것은 유동적이긴 하다. 원래부터 그런 성향이라도 환경에 따라 변하기도 하니...
2. 굽힐 줄 안다. 지나치게 자기 EGO를 내세우지 않는다.
열등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항상 논쟁에서 이기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논쟁에서 이겨야만 남을 내 발밑에 내려놓았다는 성취감을 얻는 건지 뭔지 모르지만, 내가 봤을 때 그냥 넘어가도 되는데 기를 쓰고 논쟁을 끝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지나친 EGO를 가진 자들은 항상 싸우지만, 안정적인 마인드의 그들은 적정한 선에서 그만을 말할 수 있고, 필요하면 나보다 어린 그리고 직급이 낮은 사람에게도 배울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이 자신의 EGO를 너무 내세우지 않기에 타인에게 호감을 주고 이에 따라 유연하게 상황을 리드할 수 있다.
3. 감정적이지 않다.
기본적으로 정서가 일관되었다. 날씨와 같은 기분이라고 하지만, 자기 기분에 따라 오늘 잘해줬다가 내일 쌩한다거나 갑자기 급발진 하는 성향이 덜하다는 인상이다. 이런 그들의 안정적인 아우라는 옆에 있는 사람을 편하게 한다. 그리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받았을 때 보통의 사람들은(아니면 나만 그러나...) 욱하고 바로 들이박는다. 하지만 이들은 남이 특히나 높은 사람이 자신을 향해 다소 기분 나쁜 말을 하더라도 일단 바로 반박하지 않고 '당신 말씀도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XXX라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부드럽게 피력한다. 그러면 상대방도 이 사람에게 적대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자기 생각을 한번 점검해보기도 하는 듯하다.
4. 나대지 않는다.
기를 쓰고 뭔가 성취하려는 욕망의 불꽃이 보이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뭘 그렇게 하려고 그래'라는 장기하 씨의 노래처럼, 때론 대개는 지나치게 자신의 욕망을 숨김없이 다 들어내 보이는 이들을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고 경계한다. 물론 이런 욕망의 화신들이 무엇인가 진전시키고 일을 해내는 성향도 두드러지나, 지나치게 자신 성과에 대해 자랑하려고 하고 돋보이려고 나대면 사람들의 미움을 산다. 하지만 내가 봐온 그들은 대체로 욕망의 불꽃을 숨기는 듯하다.
5.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
그들이 안정적인 정서를 유지하는 것은 안정적인 결혼생활이나 가정환경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까지는 내가 알 수 없다. 다만, 표면적으로 봤을때 대체로 그들은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회사를 벗어나면 그냥 회사 일을 다 잊어버린다고 한다. 복세편사!! 회사생활에서 쌓인 감정의 찌꺼기를 해소할 수 있는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기에 그들이 안정적인 정서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회사에 이런 안정적인 정서를 가진 사람만 있다고 해서 회사와 조직이 성장한다고 볼 수 없다. 때론 욕망의 화신들이 흔들어 주어야 회사에 역동성과 자극을 주겠지만, 나의 목표는 회사의 성장과 발전이라기 보다는 어찌 되었든, 신약한 내가 그래도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하기 위해서, 그들의 안정적인 회사생활 노하우를 배우고 싶기에 이렇게 정리해 봤다. 따라한다고 다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하다보면 나도 조금 안정적으로 회사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하고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