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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순간에 드는 생각 정리.

현재 이 순간 속에 살려고 노력하다.....

by 따뜻한 불꽃 소예


'철저한 부정 없이 긍정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철저한 절망을 통해서, 자기부정을 통해서 인간은 거듭날 수 있고, 삶을 재구성할 수 있다. 절망은 거듭날 수 있는 계기이고, 자기 인생을 재구성하기 위한 진통이다. 순간순간을 사는 일이다. 현재 이 순간 속에 자신을 불태우는 것, 그것이 곧 출가자의 자세이다'
by 법정스님


요즘 잡생각이 많다. 결혼 생활과 직장에서의 갈등이 마음을 어지럽힌다. 그래서 필사를 시작했다. 이틀째 브런치 작가의 글을 베껴 쓰며 정서가 안정되는 것을 느낀다.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갈등에서 나를 배운다.” 곱씹어 보니, 내 글은 대부분 직장 동료와의 다툼, 남편과의 갈등에서 나왔다. 출산 후 시어머니와의 동거, 끝없는 집안일 속에서 나는 내 팔자를 탓하고 남편을 원망했다. 그때마다 화가 났고, 삶이 힘들었다.


그런데 갈등은 나를 돌아보게 했다. 직장에서의 실수로 자책할 때, 동료와의 마찰로 상처받을 때, 나는 내 약점과 욕망을 발견했다. 친구도 부모와의 갈등 속에서 자신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갈등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법정스님은 말했다. “철저한 절망을 통해서 인간은 거듭날 수 있다. 절망은 삶을 재구성하기 위한 진통이다.”


그래 갈등은 생각할 기회를 주고 변화의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물론 여전히 갈등 속에서 흔들린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필사와 글쓰기로 마음을 다스린다. 그러면서 동료의 비판, 남편의 무심함을 날씨처럼 받아들인다. “오늘은 비가 오는구나.” 이렇게 말이다.


에크하르트 톨레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고 했다. 현재를 사는 것은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그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나는 매일 글을 쓰고, 아이와 산책하며 새로운 순간을 찾는다. 치유는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 작은 노력들이 나를 거듭나게 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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