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다 변하고 그리고 지나가리라
가장 강력하다던 태풍 힌남노가 지나갔다. 오늘 오후는 근래 들어 조용하다. 아침의 폭풍 같던 날씨는 언제 그랬냐듯 해가 비치고 날씨가 개었다. 내 인생도 그럴 수 있겠지...
지난 몇일간은 코로나로 인해 인생에서 가장 다크한 시기를 보냈었다. 아이의 코로나 확진으로 우리 가족 모두는 코로나에 감염되었고 암환자였던 남편은 특히나 그 증상이 굉장히 심각했다. 정상인인 나 역시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 남편은 얼마나 힘들었겠나... 남편의 상태악화로 나 역시 몇 일간 신경이 곤두서고 힘들었다. 내 컨디션 역시 100%가 아니기에 난 남편이 좀 스스로 몸을 챙겼음 했다. 하지만 집안일이며 생계를 책임지는 일, 육아까지 모두 다 내 몫이었다. 그래서 너무 힘에 부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왜 저런 남편을 만나 나는 이토록 계속해서 고생을 해야 하나라는 원망도 너무 많이 들었고 이 삶이 저주스러웠다. 그러다 그냥 다 놓기로 했다. 내가 바라는 상태- 남편의 건강이 회복되고 뭐 이런 바람 같은 것을 그냥 다 놓기로 했다. 그것 조차 내 집착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것이 부모와 배우자 간의 차이인가... 나는 정말이지 누구를 책임질 만큼 힘이 강력하지 못하다. 내 몸하나 건사하는 것조차 힘에 부치고, 거기에 아이까지 키워내야 한다. 수백만 번 제발 나에게 힘을 달라고 남편의 상태가 더 나아지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하늘은 나에게 그런 영광을 아직 주시지 않았다. 코로나라는 더 큰 시련을 겪었고 시련을 겪고 나면 더 강해진다고 하지만, 난 그전보다 더 못한 체력을 가지게 되었다. 남편이라도 스스로 자기 몸을 챙기고 하면 좋으련만 그는 누워서 폰만 하루 종일 보고 있다. 그리고 힘에 부치고 통증이 시작되면 아이에게 고함을 지른다. 난 이 상황을 더 이상 견딜 힘이 없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놓아주기로 했다.
윤회를 믿는가? 이 생애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프지만, 윤회가 있다고 한다면 분명 이게 끝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너무 안타까워하고 힘겨워하지 않기로 했다. 모든 인연에 집착과 회환을 담지 않기로 그냥 그렇게 결정했다. 누군가를 극도로 미워하거나 안타까워하거나 사랑하거나 집착하는 그 모든 마음을 다 내려놓기로 말이다. 태풍이 지나가듯 어떻게든 이 모든 상황은 지나가고 정리될 것이고 지나갈 인연은 지나가게 마련이고 또 같이 갈 인연이라면 계속 가리라 그러니 미래를 더 두려워하거나 어떤 상황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고 극심하게 실망하고 좌절하지 않기로 그리고 상처받지는 않기로 마음을 달랬다. 아거니 니거니 아비라 만례 만다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