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가기 싫다고 할 때
아이가 요즘 들어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한다.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자신와 놀아주지 않는다고 가기 싫다고 한다. 아이에게 제일 미안한 것 중 하나가 어릴 때 이사를 자주 당겨서 한 곳에 진득하게 오래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한 점이다. 몇 개월 다니다 옮기고 이번 유치원도 사정상 또 옮겼었다. 그래서인지 적응을 잘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선생님께 문의하니,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긴 하지만 레고 블록 놀이를 할 때 친구들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해서, 아이들과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너랑 안 놀 거야 라는 말을 듣고 아이는 상처를 받았다고 속상해했다.
저녁에 잘 때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래 인간관계란 원래 힘든 거야, 근데 힘들지만 우린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하나씩 배워야 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아직 그런 말을 이해하기 무리일 거 같아서, 그냥 그 아이들이 너를 알아가는데 그리고 너도 그 친구들을 알아가고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려서 그런거라고 말해줬다. 그리고, 어쩌면 이게 기술일지도 모른다고, 네가 풍선껌을 부는 방법을 익히듯 친구를 사귀고 친구와 친해지고 하는 것도 하나의 기술인 거 같으니 네가 그 기술을 익힐 때까지만 참아보자고 말이다.
"찬찬히 친하고 싶은 친구들을 관찰해봐, 그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또 싫어하는지 그리고 좋아하는 것은 같이 하고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으면서 친해져 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시무룩하고 자기는 혼자 살 거라고 유치원 따위 가지 않겠다고 한다...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일은 항상 힘이 든다. 기존의 사람들이 나를 받아주기까지 그리고 내가 그들을 받아들이기까지 참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시간이 지나간다고 다 친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서로 fit이 맞고 공감할 수 있는 취향과 성향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을 또 만난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계속 사람 사귀는 기술을 조금씩 익히다 보면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또 만나다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친구가 없다고 속상해하는 모습에 엄마로서 맘이 참 아픈 거 같다. 앞으로 이사 좀 당기지 말고 진득이 여기서 뿌리내리고 아이가 자기 벗을 만나 사귀고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하지만 서두르거나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을 만나고 사귄다는 일은 그리 쉬운 일도 아니니 말이다.
이런 말이 나온 김에 나와 인연이 닿은 그 몇 안되는 나의 친구들도 챙겨봐야겠다. 이처럼 어렵게해서 나도 친해진 벗들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