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을 그냥 한다.

자기 맨탈 강화 훈련 중

by 따뜻한 불꽃 소예

연예인의 마약중독소식 기사를 보면서 퇴근길에 차 안에서 한참 울었다. 저런 놈들은 자기 인생 함부로 하며 사는데도 건강한데, 내 신랑은 어째서 저런 탐진치가 있지도 않았고 그런 쾌락을 추구하며 방종하는 삶을 살지도 않는데 왜 아픈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렇게 원망하고 한탄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기에 그냥 또 한참 관세음보살을 외쳤다.


집에 들어오니 남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암환자들에게 좋다는 등산을 했다는데 무리를 한 건지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는 혼자 방에서 패드를 보고 있었다. 가슴이 아프고 무엇인가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기로 결심했다. 우리가 최종 어디로 갈지, 남편이 회복될 수 있을지, 상황이 개선될지 안될지 정말 모르겠다. 하지만 내 정신줄을 동여매기로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 밥을 챙기고, 남편 식사를 준비하고 녹즙을 갈았다. 녹즙을 갈면서 제발 살려달라고 수십 번 외쳤다. 내 소원의 간절함이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게 닿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난 단지 지금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허리가 아프다. 나의 고질병이다. 운동을 해야지 하고 생각은 항상 하는데 그 시간을 빼는 게 쉽지는 않다. 이리저리 머리 아픈 밤 누워서 이마에 팔을 얹히고 있으니 아이가 '엄마 머리 아파'하고 물어본다. 그러더니 잠시 후 아이는 수건에 물을 젹서 내 머리 위에 살포시 놓아둔다. 엄마 아프면 안 돼 내가 의사야 고쳐줄게 하고 한참을 수건으로 내 몸을 닦아준다. 이 녀석 많이 컸구나. 슬프기도 고되기도 한 하루지만 난 이 아이의 예쁜 마음에 또 감동한다. 우리 아이의 예쁨이 이 따스한 가을 햇살 만큼이나 나를 가만가만 어루만진다.


시인 박노해 님의 이 글이 나에게 또 감동을 준다.

"무더위와 폭풍우는 그만하면 되었다.

이제 익어가라고, 깊어지라고,

가을 햇살이 가만가만 나를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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