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유명 인하우스 디자인팀에서 일을 해야 할까?
디자인 업무가 주가 아닌 기업에서 자사의 디자인을 디자인 에이전시를 통하지 않고 내부 디자인팀을 꾸려서 직접 디자인경영을 진행하는 것을 인하우스 디자인팀이라고 표현한다.
회사 내부에 디자인팀이 있다면 아무래도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내부 인력으로 구성된 디자이너의 업무 피드백은 디자인 에이전시를 통하는 것보다 빠르다.
그래서 최근에는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는 기업들은 인하우스 디자인팀을 꾸려 자사의 브랜딩을 직접 하면서 소비자와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많아지면서 디자인 에이전시의 종말을 예언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내부 인력으로만 해결하기 어려운 대형 프로젝트를 시스템이 잘 갖춰진 에이전시를 통해 함께 협업관계를 유지하는 일들이 많이 있으니, 에이전시의 종말론에 대한 이야기는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기업 내의 인하우스 디자인 팀의 규모는 기업의 규모나 혹은 디자인의 중요성에 따라 차이를 많이 보인다. 진행하는 사업에서 디자인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회사일수록 디자인 인력에 대한 투자가 잘 이루어지고, 디자이너의 역량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입사를 꿈꾸는 대기업 중에는 디자인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자사의 디자인에 대한 홍보나 철학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기업이 많다.
기업 내의 디자이너로 근무할 때, 디자인팀의 구성이 잘 되어 있는지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기업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디자인 업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조직은 나 홀로 디자이너를 통해 기업의 모든 디자인 활동을 하는 일이 많다.
디자인 에이전시를 통해 디자인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 오히려 디자이너 한 명 고용을 해서 결과물을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런 담당자들은 그럭저럭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를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자신을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디자이너들 중에서 다수의 디자이너는 의사 결정권자가 원하는 것을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로 만들어주는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디자이너이기보다는 그래픽 툴을 대신 다뤄주는 오퍼레이터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
기업에서 디자이너를 고용한다는 공고를 봤을 때는 소속이 어디인지도 확인을 해야 한다. 마케팅 팀이나 영업팀 내에서 디자인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디자인일 보다는 그래픽 툴을 통해서 그들의 생각을 대신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전부이다.
물론 회사의 규모나 필요에 따라서 디자이너가 3명 이하, 혹은 2명 정도가 꾸려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중요한 것은 인원이 많냐, 적냐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에서 디자이너를 얼마나 신뢰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디자이너를 신뢰하지 못하고, 디자인을 잘 알지 못하는 의사 결정권자 마음대로 휘두르는 회사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디자인을 할 기회는 없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
기업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근무를 하려고 생각을 한다면, 시니어급 이하의 디자이너들은 절대 나 홀로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신입 디자이너들 중에서 칼퇴근을 한다는 이유로, 혹은 그냥 회사 이름이 유명하기 때문에, 작업이 편하기 때문에 익숙해서.. 회사에 남아 있게 된다면, 이후 커리어를 발전시키기는 어렵다.
특히, 제대로 된 디자인 디렉터가 없는 곳에서 디자인을 하게 되면 실무에 관한 내용을 습득해야 할 시기를 놓치게 되면서 커리어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처음 직장을 다닐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픈 욕구는 누구에게나 발생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욕구가 생기면서 이직을 하려고 서류를 넣어봐도, 이직은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다. 경력직 채용은 그동안의 커리어를 기반으로 회사에 구성원으로서 업무에 바로 투입이 될 정도로 관련 작업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로 생각해본다면, 전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작업한 내용은 이후, 내가 이직할 회사를 찾는데도 업무관련성이 계속 나를 따라온다.
회사 이름이 유명한 것이 자신의 커리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디자인 업계에서는 결국은 디자인 결과물이 중요하다. 평생 한 직장에서만 근무를 하게 된다면 이후 커리어에 대해서 고민을 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 평생 한 직장을 다닌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업무에서 힘든 일 중에 하나는 디자이너의 의견에 대한 고려보다는 회사 내 의사결정권자의 생각에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결국은 설득의 과정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 것인데, 의사결정권자가 디자인팀 혹은 디자이너를 신뢰하지 않으면 설득하는 내용을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누군가의 일방적인 지시에만 따라야만 한다.
기업 내에서 일을 하는 많은 디자이너들은 이런 어려움을 많이 이야기한다. 특히 의사결정이 회사 대표에 의해서 전적으로 결정되는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사장의 취향에 맞춰서 움직이는 디자이너들이 많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를 채용할 때도, 사장의 취향에 맞는 사람들로 구성을 하다 보니 회사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이너보다는 말 잘 듣는 디자이너로 움직이는 일이 많다. 의사결정권자가 디자인에 대해서 잘 알고, 디렉터로써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사람이라면 물론 괜찮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의사결정은 유행하는 것을 따라서 답습하는 정도이거나, 혹은 자신이 본 것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것을 따라 만들어 보라고 요구하는 일이 많다.
조직 내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는 디자이너의 업무는 참으로 고달프다. 처음 입사한 디자이너에게 전적으로 신뢰를 보여주는 곳은 없다. 물론 유명 디자이너를 회사에서 스카우트한 경우는 예외일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는 이직을 한 순간이거나, 처음 입사를 하는 순간에도 무엇인가를 보여줘야지.. 새로운 디자이너의 능력에 대해서 조금씩 신뢰를 갖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오랫동안 한 회사에서 근무를 했는데, 시키는 일만 반복하고 있다면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디자이너에게도 문제가 있다. 시키는 일만 나태하게 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일에서 시키는 일과 함께 자신의 생각이 담긴 디자인을 함께 제안해야 한다. 처음에는 지시한 결과물만 선택하겠지만, 다른 생각의 더 좋은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된 결정권자는 디자이너를 다시 보게 되고, 디자이너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이 온다. 회사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를 한 사람이 모두 뒤엎을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결과물에 대해서 타박을 많이 한다면, 실력을 통해.. 혹은 더 많은 시안을 보여줌으로써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을 얼마만큼 깊이 있게 해왔는지에 대해서 보여줘야 한다. 결국은 노력을 통해서 스스로가 회사 내에 꼭 필요한 사람임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디자이너들이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나 디자인을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많이 이야기한다. 불평을 하는 대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는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기회는 오지 않는다.
회사에서 디자인팀의 신뢰도가 높으면, 디자이너는 새로운 것을 제안하는데 적극적이 된다. 내가 근무한 회사는 좋은 디자인으로 외부에서 평가가 좋았던 기업이었기에 디자인팀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회사 전체 인력 중에 디자이너가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역량 개발에 많은 투자를 했었다. 그런 조직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디자이너로 행복한 경험이었다. 더 좋은 디자인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디자이너들이 의견을 교류하고 그것이 실제 양산까지 되어, 소비자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디자이너로써 가장 보람된 순간이다.
기업 내에서 디자이너에 대한 신뢰는 결국 디자인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야지 가능하다. 그렇게 되려면 디자이너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회사 내부에서 주어진 업무만 그대로 받아서 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제안하고 보여주면서 그들이 이미 생각한 디자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결국 신뢰를 받는 디자이너는 디자인의 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신입으로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이거나 이직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들 중에 유명 기업으로 입사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안 요소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유명 기업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은 왠지 모르는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하지만, 유명기업에 입사를 한다고 해서 업무까지 모두 만족을 하는 것은 아니다. 유명한 회사에 다니는 기쁨은 첫 한 달을 넘기기 힘들다. 일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려면 내가 하는 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야 하고, 디자인의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꼭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근무를 하는 것이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한다면 나는 에이전시 디자이너와 인하우스디자인팀 디자이너 모두를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는 것의 장점과 기업 내 디자이너로써 경험한 장점을 잘 살려서 자신만의 일을 찾아나갈 수도 있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써 디자인 영역을 리드해 나가는 디자이너로써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한다.
에이전시 디자이너로 근무를 하게 되면 가장 큰 장점은 여러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아이디어를 만들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디자인 작업을 많이 할 수 있다. 디자인 프로젝트를 많이 경험하게 되는 것은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과정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기업 내부의 디자이너는 외부 디자이너만큼 설득이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외부 디자이너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고 만족시키는 방법들을 경험하는 것은 디자이너로써 일을 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기업 내의 디자이너로 근무를 하게 되면 회사의 전체 프로젝트를 고려해서 디자인을 진행하게 된다. 외부 디자이너로는 알지 못하는 기업 내에서만 공개되는 정보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것들까지 고려를 하게 되기 때문에 나무보다는 숲을 보면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또한 디자이너만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고, 타 부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실제 양산이나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또한 디자인 이후에 양산, 그리고 양산 이후의 사후 처리 전 과정까지를 모두 경험하게 됨으로써 디자인만 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프로젝트를 실제 운영까지 진행을 한다. 또한 회사 내부의 브랜드에 대해서 오랫동안 깊이 있는 고민을 하고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일시적인 브랜드 운영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정책을 통해 실제 브랜드를 운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어찌 보면 에이전시 디자이너는 많은 종류의 나무를 다양하게 심어 보는 장점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기업 내의 디자이너는 숲 전체를 살펴보고 나무를 기르는 전 과정을 살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한다. 다만, 디자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서 좋은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는 조직이기를 바란다. 실제 디자인을 하지 않는 디자이너가 너무 많은 세상 속에서 회사 이름의 유명세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해서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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