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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서 Aug 13. 2018

시각디자인 면접,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면접관의 시각에서 본 디자인 면접 준비, 두 번째 이야기

면접을 보게 되면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회사마다 업종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큰 틀은 많이 다르지 않다. 결국 회사 일이라는 것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시각디자인 면접 준비에 대해 내가 작성한 글은 그동안 면접을 보면서 경험했던 것들과

내가 면접관이 되어서 면접자에게 궁금했던 것, 그리고 현재 나와 같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취업후기를 기반으로 준비가 필요한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그럼 디자인 면접에서 준비해야 할 이야기들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질문에 답은 두괄식으로 해야 한다.


두괄식으로 이력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은 취준생이라면 잘 아는 이야기이다.

뻔한 이야기지만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예전에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 이사님께 각종 이슈를 보고하는 때가 있었다.

나름 사회생활도 경험했다고 생각했던 5년 차 대리였지만 늘 이사님께 보고하는 시간은 긴장이 되었다.

칼처럼 날카롭고 예리한 질문을 하는 그의 앞에 나는 무능한 대리일 뿐이었다.


내가 업무 보고를 하고 있으면 그는 날 째려보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결론이 뭐라고?"

"아.. 네.. 그러니까....;;;;;;;;;;"


나름 5년의 사회경험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지만 그의 눈에 나는 커뮤니케이션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무능한 사람이었다. 그는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한 극적인 이야기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디렉터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왜 이 문제가 그렇게 되었는지에 관한 결론과 이유만 보고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커뮤니케이션이 능숙하지 못했다.


그때 결론만 말하라는 날카로운 지적은 사회생활을 하는 내내 대화를 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이후에 나는 업무 커뮤니케이션에서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고 이유를 간략히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무능한 조직일수록 회의가 길고 많다. 회의가 길다는 것은 결론에 빨리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업무의 중대함을 떠나서 논점을 흐리는 대화들을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가 업무를 보고 받는 일이 많아지면서 그때 그 이사님의 "그래서 결론이 뭔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일이 많아진다. 내게 보고를 하는 직원들의 대다수는 주저리주저리..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왜 이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는지... 변명하기에 바빴다. 혹여나 길고 긴 그들의 이야기가 팩트라고 하더라도 이런 방식의 보고는 변명처럼 들리고 구차하고 무능해 보인다. 


면접이 아니더라도 일을 할 때는 결론과 이유만 설명해야 한다.


만약 신입사원 면접에서 결론을 이야기하고 그 이유를 타당하게 설명을 잘한다면 누구나 그를 직원으로 뽑고 싶어 할 것이다. 변명처럼 들리는 이유이거나 그것이 구차한 것은 곤란하다. 듣는 사람이 결론에 대한 이유를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답변이 너무 길어져서 그 이야기의 결론이 어느 천년에나 도달할지 모르게 말을 한다면 면접관들이 중간에 끊지는 않겠지만 그 사람에 대해서 좋은 평가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대답은 결론부터 그리고 이유는 공감이 되도록 설명하는 것, 그리고 간결하고 정확하게 하도록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가진 핸디캡, 어떻게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면접관은 내 장점보다는 단점에 관심이 더 많다. 내가 가진 핸디캡에 관한 불편한 질문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충분히 생각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나는 장점을 어필해야 하고, 면접관은 그 사람의 약점을 찾아서 회사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문제 되는 점은 없을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절대 내 단점을 노출해서는 안된다.


내 약점을 건드는 질문, 어떻게 변명처럼 들리지 않게 말할 것인지 충분히 고민을 해야 한다.

면접관들은 면접자의 이력서 내에 공백기가 얼마나 되는지, 공백기 기간 동안 뭘 했는지 많이 궁금해한다.


면접 자리에서 나오는 불편한 질문을 간단히 정리를 해 본다면,

회사 퇴직 사유가 무엇인가요?(대게는 퇴사한 회사마다.. 모두 물어본다.)

경력에 비해 이직 횟수가 너무 많은데, 우리 회사도 1년 다니면 그만둘 건가요?

왜 이렇게 이직이 많다고 생각하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공백기간이 긴데, 이 기간 동안 뭘 했나요?

전 직장을 그만두고 공백 기간 동안 뭘 했나요?

학점이 별로 좋지 못하네요. 왜 학점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나요?

인턴을 이렇게 많이 했는데, 왜 정직원으로 채용이 되지 못했죠?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디자인할 때, 자신 없는 부분은 어떤 것이죠?


모두 불편한 질문이다. 전 직장의 퇴직 사유 같은 것은 면접 답변에서 매우 중요하다. 회사의 문제로 인해서 퇴사를 하게 되었더라도 핑계처럼 들리거나 회사 험담을 하는 것처럼 들려도 곤란하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직 횟수가 많거나 공백기가 길면 채용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원치 않게 회사를 나오게 되고, 뜻하지 않게 공백기가 길어져도 그것을 공감할 수 있게 설명을 잘 해야 한다.


이직이 많거나 공백기가 긴 경력자에게 왜 퇴사를 했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회사 내부 문제로 퇴사했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회사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퇴사를 결정할 수도 있다. 그 이야기가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사유인지, 잘 생각해보고 이유를 설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군가의 핑계를 대는 듯한 뉘앙스는 꼭 피해야 한다.


단점을 노골적으로 물어보는 경우는 참 많다. 단점을 말하라고 한다고 진짜 자신의 치명적인 단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단점은 누구나 "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을 했는지까지.. 설명을 하도록 한다. 


학교를 휴학한 기간 동안 뭘 했는지, 취업 준비기간이 왜 이렇게 길었는지.. 에 대한 질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

최근 채용시장이 어려운 점에 대해서 누구나 공감을 하기 때문에 이런 질문에 대해서 위축될 필요는 없다. 그 기간을 내가 나태하게 보내지 않았고, 미래를 위한 준비 기간으로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를 이야기한다면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단순히 해외여행을 갔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설명까지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예상 질문과 답변을 미리 워딩 해두고 주요 내용을 기준으로 머릿속에 기억을 해두는 것이 좋다.


면접 준비를 할 때는 예상 면접 질문을 쓰고, 내가 할 대답을 미리 글로 작성해서 생각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말하는 연습을 계속하는 것도 좋지만 말을 잘하는 것보다 말의 내용이 더 중요하니, 인상 깊은 대화를 하려면 깊이 있게 생각하고 글로 한번 작성해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대답의 내용을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주요 단어와 말할 내용을 스토리 중심으로 머릿속에 담는다고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그냥 즉흥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본을 작성하고 그것의 스토리라인과 해야 할 이야기의 흐름을 머리에 넣은 뒤, 물 흐르듯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것이다. 

달달 외워서 준비를 할 경우, 갑자기 긴장해서 더 아무 말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워딩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내용을 머리에 담고, 그것을 내가 다시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뼈대는 머릿속에 담아 둔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더 깊이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면접자도 내가 일을 해도 괜찮은 회사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


면접을 보고 왔다면 면접자는 그 회사에서 어떤 일을 내가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작업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이 말은 즉, 내가 밖에서 그 회사를 볼 때는 알 수 없던 정보를 면접을 볼 때 다양하게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면접은 나를 보여주는 자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인지 나도 체크를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면접을 보고 온 학생들이 나에게 질문을 한다. 그 회사에서 일해도 괜찮을까요? 

이런 질문은 회사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내게 물어도 난 해줄 말이 없다.


면접을 보러 가면

내가 그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구체적으로 하게 될지, 

디자이너는 몇 명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내 위에 디렉터가 있는지, 

업무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실제 내가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건 내부 구성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꼭 확인을 하고 입사를 결정해야 한다.


면접은 내가 회사에 입사를 해도 좋을지 최종 고민을 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면접에서는 대답만 하고 나와서 막상 취업하려고 하면 겁이 난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이 있다.

회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겁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정작 내가 일할 환경에 대한 질문은 하나도 하지 않고 나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 그렇게 들어간 회사에서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퇴사를 선택하는 악순환도 회사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사를 결정해서 그렇다.


회사에 서류를 넣으면서 궁금했던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나 외에 다른 디자이너는 없는지... 프로세스는 제대로 갖추고 일은 하는지 등... 일하는데 궁금한 부분들을 질문하면서 내가 일하고 싶은 곳과 맞는지 판단을 해야 한다. 


대신 궁금하더라도 연봉이나 복리후생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돈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돈 이야기를 대놓고 하면 뭔가 돈만 밝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상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너무 궁금해도 입사가 결정될 때까지는 참는 것으로 하자.


면접 마지막 즈음에 "마지막으로 할 말 없나요?" 혹은 "회사에 대해서 궁금한 것 없나요?"라고 묻는다면,


회사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을 하도록 한다. 위에 언급한 디자인팀 구성에 대한 것, 혹은 업무 프로세스, 내가 회사에 와서 어떤 일들을 담당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업무에 대한 질문은 하는 것이 좋다.

입사를 하고 나서 내가 생각했던 업무와 다를 수도 있다. 혹은 프로세스나 내부 구성원이 없는 나 홀로 디자이너가 될 수 있으니... 마지막 질문에서는 회사의 업무에 대한 질문을 통해 내가 가서 일을 해도 괜찮을지 판단해야 한다.




디자이너의 면접에서 물어보는 것들 


회사 내부에 디자이너가 없다면 디자인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이 거의 없다.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만약 디자인 수준이 높은 회사라면, 그리고 디자이너의 디자인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곳이라면 디자인에 대한 철학과 작업 프로세스를 잘 설명해야 한다.

우리 회사 프로젝트 중에서 좋은 것과 좋지 못한 것

최근 디자인 분야 이슈

최근 본 인상적인 디자인과 이유

좋아하는 디자인 혹은 좋아하는 디자이너

내가 자주 가는 사이트

앞으로의 목표 혹은 롤모델

좋아하는 서체나 즐겨 사용하는 서체, 그리고 이유

아이디어 발상 방법

디자인 관련 외부 활동

업무와 관련된 자신의 특기

자료조사 방법

디자인 작업 프로세스

포트폴리오 내의 작품을 보면 작업 방법에 대한 내용

디자인 작업 중,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

한글 서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글 서체에 대한 내용

디자인에서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자신이 없는 것

회사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면접자의 견해


디자인을 함께 해야 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디자인 팀이 잘 꾸려진 회사는 지원자의 아이디어 발상 방법부터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을 하는지 궁금해한다. 포트폴리오 내의 디자인 작품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면접에서 이야기 소재가 될 수 있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이라던가, 추구하는 방향, 디자인 트렌드에 대한 민감도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평상시에 깊이 있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면 어렵지 않은 질문이지만, 평소 별 생각이 없었다면 미리 준비를 해서 면접에 참여할 것을 권한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중요한 질문 내용이 된다. 신사업이라던가 오랫동안 진행된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당연히 디자인을 무조건 좋다고 이야기해서도 안되고, 비난을 하는 자리가 되어도 안된다. 이야기를 할 때는 좋다. 안 좋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부분을 어떻게 개선하고 싶다. 라면서 개선할 내용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면접자에게 회사의 디자인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은 평가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고,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면접자가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면접자의 허를 찌르는 질문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은 디자이너의 디자인 사고에 대한 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디자인 업무를 단순히 일로써 접근하는 사람보다는 디자인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디자인과 하나가 된 디자이너를 더 선호할 것이다. 디자인에 깊이 있게 몰입이 될 수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즐겁게 일할 것이고, 더 결과물도 좋을 것이니 말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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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통해 디자인 공부를 원하는 분들은 아래 게시물을 확인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inmayde/22311465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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