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은 글쓰기가 주는 힘
나는 요즘 이훤이라는 작가에게 빠져있다.
(책속의 표현을 빌려) 이슬아의 남편으로써 나는 이훤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이훤 작가에게 빠지게 된 것은 그가 이슬아 작가의 남편이어서도, 유명한 작가이기 때문도 아닌 온전히 그의 ‘시’ 한 편 때문이었다.
시작은 세상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우연이었다.
아내의 유튜브 계정을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김나영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이슬아 작가와 이훤 작가의 집을 소개하는 영상이었다. 영상 말미에 이훤 작가는 김나영씨와 그녀의 두 자녀에게 선물하는 ‘시’를 한 편 낭독했다. 가족 각자의의 관점에서 바라본 가족에 대한 이야기. 영상 속 사람들도 그리고 우리도 눈물을 슬쩍 훔쳤다.
무언가 쓰고 싶어졌다.
진심을 담아 만든 무언가는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진심을 담은 시 한편에 나도 괜히 무언가가 쓰고 싶어졌다. 무언가를 쓰려고 보니 한 동안 나는 내 안에 무언가를 채워 놓은 것이 없었다.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언어들을 그동안 채움없이 열심히 쓰기만 했더니 어느새 남은 ‘말’들이 얼마 없었다.
그래서 채우기로 했다.
무언가 쓰고싶은 마음 이었지만 돈을 쓰려면 돈을 벌어야 하고, 언어를 쓰려면 언어를 벌어야 한다. 돈은 꾸어서라도 쓸 수 있지만, 신기하게도 언어는 원래 꾸어서 쓰는 것임에도 꾸어서 쓸 수 없는, 언어를 버는 노동을 하지 않으면 쓸 수 없기에 언어를 벌기 위한 출근을(독서를) 해야했다. 그리고 그 작업에 가장 좋은 책은 무언가 쓰고 싶은 마음을 들게한 작가의 책 만큼 좋은 것이 없기에 마침 나온 신작을 구매해서 읽었다.
책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다만, 한 가지를 꼭 말해야 한다면 이 책을 읽고나면 당신도 당신이 잃어 버린 언어에 대하여, 당신이 찾고 싶은 언어에 대하여 떠올리게 될 지 모른다.